기사와 신의의 콘체르토~중앙 나라&동쪽 나라~

 

아서

《파르녹턴 닉스지오》

 

루스타

...!

통증이 없어졌어...?

 

아서

일시적인 처치는 되었지만 통증을 완화시키는 마법을 걸었어.

 

루스타

...그렇군. 고맙다.

아주 좋아졌어.

 

아서

신경쓰지 않아도 돼. 그렇지만 당신에게는 확실한 치료가 필요해.

그 팔의 상처는 깊어보여.

 

루스타

.......

 

그는 망설이는 기색을 보인 뒤, 이윽고 머뭇거리며 왼팔을 보여준다.

방금 전까지 감겨있던 붕대는 길이가 부족한지 상처를 완전히 감싸지 못한 채,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리케

윽, 아프겠다...

 

현자

(엄청 심한 상처야...)

 

곪은 상처는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보기 힘든 것이었다.

 

오즈

그 상처는 포학의 기사에게 당한 건가.

 

씁쓸함과 괴로움이 번진 얼굴로 루스타 씨는 주저하며 말을 계속했다.

 

루스타

아아, 그래. 이건... 포학의 기사에게 당한 거야.

 

카인・리케・아서

.......

 

루스타

약을 사려고 해도 마을의 비축품은 이젠 없어. 다른 마을이나 도시와의 교류가 끊겼으니까 조달이 오는 것도 불가능해.

 

아서

그렇구나... 당신에게는 괴로운 기억을 떠올리게 했구나.

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이변을 해결해서 금방 물자가 움직일 수 있도록 할게.

그러니까 부디 그때까지 버텨줘.

 

루스타

.......

 

아서의 진지한 마음이 전해진 것일까. 루스타 씨는 아까보다 경계심이 풀어진 것 같았다.

 

루스타

저기 말이야... 당신들 나에게 포학의 기사에 대해서 듣고 싶었었지?

 

그리고 그는 무언가를 망설이듯 잠시 눈을 굴린 뒤, 천천히 우리를 본다.

 

루스타

.......

내가 알고 있는 거라도 괜찮다면 말할게.

 

카인

괜찮겠어?

 

루스타

더이상 두번 다시 떠올리기 싫은 건 진짜야.

그래도 이대로면 또다시 누군가가 습격받을지도 모르니까...

 

카인

루스타... 고마워.

 

루스타 씨는 카인의 말에 작게 끄덕이곤 띄엄띄엄 말하기 시작했다.

 

루스타

...그건 내가 마을에서 채집하는 수확물을 가까운 마을에 팔러 갔다가 돌아왔을 때의 일이야.

 


 

루스타

...응? 뭐야, 이 소리.

금속 같은... 우왓!?

 

포학의 기사

오오 오오오....

나는, 나야말로... 포학의 기사, 로랑...

...여주마... 죽여주마, 죽여주마...!

 

루스타

우와아아악!!


오즈

.......

 

루스타

처, 처음에, 나는 공포로 눈앞이 새까매져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어...

하지만 검에 베인 통증에 정신이 돌아온 나는 짐을 전부 버리고 미친듯이 도망쳤어.

그곳에 그대로 있었다면 죽었을거야.

 

카인

........

 

이야기 해준 처참한 사건에 말문이 막혔다.

루스타 씨는 왼팔에 손을 뻗으면서 모호한 말을 계속했다.

 

루스타

마을로 돌아왔을 때의 나는 피투성이어서 무척이나 핼쑥한 얼굴이었다더군...

마을 놈들에게 내가 망령이라고 착각될 정도로 말이야.

 

아서

그랬구나... 무척 괴로운 일이었겠네.

 

루스타

...나 뿐만이 아냐. 나보다 피해를 심하게 입은 녀석들도 많이 있어.

그 중엔 지금도 혼수상태인 녀석도 있어... 포학의 기사는 절대로 용서 못해.

 

루스타 씨의 목소리에서는 괴로움과 함께 강한 분노도 느껴졌다.

피해 입은 마을 사람들 중에는 그의 소중한 사람들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루스타

하지만 상대는 괴물이다. 내 힘으로는 어차피 이길 수 없어.

언젠가 그 놈에게 죽게 될 것을 기다릴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당신들은 포학의 기사를 쓰러뜨려 줄 건가...?

 

카인

그건...

 

리케

네. 저희가 반드시 포학의 기사를 쓰러뜨리겠습니다.

 

가슴이 아플 정도로 절실함이 흘러넘치던 루스타 씨의 말을 듣고 리케가 누구보다도 먼저 끄덕였다.

 

리케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리고 위해를 가하는 짓을, 신에 맹세코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거기다 제가 아는 기사란, 사람을 슬프게 하는 일 같은 건 절대로 하지 않으니까요.

 

아서

맞아. 리케의 말대로 진짜 기사는 고상하고 긍지 높은, 멋진 존재야.

그렇지, 카인?

 

카인

.......

 

두 사람의 말에 카인이 눈을 동그랗게 뜬 뒤, 햇살처럼 만면에 웃음을 띄우고, 크게 끄덕였다.

 

카인

아아, 물론. 루스타, 실은 나도 기사야.

 

루스타

어...

 

카인

라고 말해도, 정확하게는 전 기사지. 전에는 중앙 나라의 기사단에 있었어.

그러니까 나는 로랑의 마음을 알 것 같아.

로랑이 어떤 최후를 맞았더라도, 가장 사랑하는 주군을 지켜냈다면 분명 망령따위 되지 않았을 거야.

 

카인은 흔들림 없는 신념을 담아 단언한다.

그것은 그가 기사단을 나온 지금도 기사라는 일에 긍지를 가지고,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루스타

.......

 

루스타 씨는 처음으로 우리를 똑바로 바라보며, 그리고 깊게 머리를 숙였다.

 

루스타

제발 부탁이야. 우리들에게 재앙을 가져온 저 두려운 망령을 물리쳐줘...

 

카인

그래, 맡겨줘!

 


 

히스클리프

현자님, 돌아왔습니다.

 

현자

어서오세요, 여러분.

 

리케

숲 속에 망령의 정체를 밝힐 단서가 있었나요?

 

시노

어. 커다란 수확이 있었던 것 같다고.

 

네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사 씨, 당신이 말했던 건 틀리지 않았던 것 같아.

 

카인

...무슨 소리야?

 

파우스트

포학의 기사의 정체는 로랑이 아냐.

 

현자・중앙의 마법사들

!!

 

파우스트

포학의 기사는... 아니, 숲 속에서 무차별하게 인간을 습격한 것의 정체는, 아마도 도적이 틀림없다.

기사와 신의의 콘체르토~중앙 나라&동쪽 나라~

 

네로

일단 좀 더 조사는 계속하는 게 좋겠네.

포학의 기사라는 놈을 토벌하려면 역시 실제로 포학의 기사를 만난 녀석의 이야기를 듣고싶어지잖아.

정체가 무엇이든, 그 위험한 망령을 토벌하기 위한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고.

 

파우스트

그럼 일단 두 팀으로 나뉘도록 하지. 로랑의 묘가 있는 숲의 조사와 주민들의 탐문조사다.

 

아서

그게 좋겠네. 그럼 중앙의 마법사들은 계속해서 주민들에게 탐문조사를 하자.

현자님께서도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현자

물론이죠!

 

아서

동쪽의 마법사들에게는 침묵의 숲 조사를 부탁해도 될까?

 

시노

알겠어. 큰 배에 탔다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으라고.

 

히스클리프

나중에 또 합류하자. 카인 일행도 조심해.

 

시노를 선두로 숲을 향해 걸어가려는 동쪽의 마법사들.

그 맨 뒤를 걸어가던 파우스트가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카인을 보았다.

 

파우스트

카인.

 

카인

응? 왜그래.

 

파우스트

...네가 동경하는 기사를 일부러 깎아내려던 건 아니다.

로랑이 긍지 높은 기사였다는 건 나도 들은 적 있다.

다만 때론 진실은 이야기나 전설따위보다 훨씬 괴롭고, 잔혹하다. 그것만은 기억해둬라.

 

카인

...그래, 알고있다고. 고마워, 파우스트.

걱정 끼쳐서 미안.

전부터 생각했지만 당신은 의외로 상냥한 녀석이구나!

 

파우스트

뭐? 착각 하지마라. 나는...

 

시노

파우스트, 빨리 와! 두고 간다.

 

카인

자, 부르고 있네.

 

파우스트

하아...

 


 

네로

그건 그렇고, 이름대로 정말 조용한 숲이구만. 울창하다곤 해도 생물의 기척도 별로 없고...

 

시노

그래도 묘한 냄새가 나.

 

파우스트

...우선은 로랑의 묘라는 게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해 두는 게 좋겠지. 가자.

 

네로

응?

 

히스클리프

왜그래? 네로. 저쪽에 뭔가...

 

네로

으음, 글쎄...

일단 난 잠깐 저쪽을 보고와도 될까.

 

파우스트

...나도 같이 가는게 낫나?

 

네로

아냐, 나 혼자서도 충분해. 선생 일행은 묘지 찾는 걸 부탁할게.

금방 합류할테니까.

 

파우스트

...알겠다. 다칠 일은 하지 말고.

 

네로

하하, 알고 있다니까. 나중에 보자.

 


 

히스클리프

꽤나 탁 트인 장소네요. 거기다 왠지, 아까와는 공기가 다른 듯한...

 

파우스트

그렇군. 히스, 상태는 괜찮나?

 

히스클리프

네. 이 주변은 신성 때문에 맑은데도, 카인이 검술 연습을 하던 때처럼 예리하고 팽팽한 느낌이 들어서...

침착해진달까, 왠지 안심되네요. 망령이 나타난다는 숲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요.

 

파우스트

...

 

시노

어이, 저기에 뭔가가 꽂혀있어. 저건, 검이군.

 

히스클리프

정말이다... 왜 이런 장소에...

 

시노

이 검, 꽤 녹슬고 풍화돼 있어. 한동안 손질된 흔적도 없고.

 

파우스트

시노, 함부로 만지지마라.

아마도 이게, 롤랑의 묘인 것 같다.

 

시노

이게...?

 

히스클리프

우왓, 뭐, 뭐야!?

 

네로

하아, 드디어 찾았다. 꽤 먼 곳까지 왔었구나.

 

히스클리프

네로였구나... 다행이다...

 

시노

망령이 아니라 다행이지?

 

히스클리프

시, 시끄러.

 

파우스트

자자, 싸우지 말고. 그럼, 네로.

뭔가 수확은 있었나?

 

네로

뭐어 그래. 그보다도 그 검 같이 생긴 건 설마...

 

파우스트

그래. 이게 롤랑의 묘다.

하지만 들었던 얘기랑은 좀 달라.

이 묘에 잠든 롤랑이 사람을 습격하는 망령이 되었다면 이 주위에서 좀더 사악한 느낌이 있었을 터.

그런데 오히려 반대다. 히스도 방금 말했지만 이 주변 일대에 신성하고 청아한 기운이 감돌고 있어.

 

네로

...과연. 그렇다면 퍼즐조각이 맞춰진 것 같네.

 

히스클리프

퍼즐조각?

 

네로

모두가 모이면 말해줄게. 우선 현자 님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

 


 

동쪽의 마법사들과 두 팀으로 갈라진 후. 나는 중앙의 마법사들과 함께 주민들에게 탐문을 계속했다.

 

카인

다들 좀처럼 우리와 얘기해주질 않네.

 

리케

앗... 설마 오즈의 얼굴이 무서워서 그런걸까요.

 

오즈

......

주민들의 마음에 불안과 공포가 휘몰아치고 있다. 그 영향이다.

 

리케

아, 알고있어요. 방금 건 농담이예요.

 

오즈

그런가.

 

아서

전 처음부터 농담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오즈님께서는 무척이나 상냥한 얼굴이시니까요.

 

현자

아하하.

어라, 저쪽에 루스타 씨가 계시네요.

 

아서

그렇네요. 하지만 주저 앉아 있고, 조금 상태가 이상한 듯한...

 

리케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몰라요. 가보죠!

 

그는 우리를 눈치채지 못한 모습으로, 아픈 듯이 얼굴을 찌푸리며 왼팔의 붕대를 다시 감고 있었다.

 

현자

저기... 괜찮으신가요?

 

루스타

앗! 당신들은...!

 

거부하듯 시선을 돌리는 루스타 씨에게, 카인과 아서가 상냥히 말을 건다.

 

카인

아까는 미안했어. 당신의 마음도 모르고 무례한 태도를 취해서...

 

아서

하지만 우리는 너에게 상처를 줄 생각이 없어. 주저앉아 있는 것 같길래 걱정이 들었어.

 

루스타

그건...

 

루스타 씨는 망설이는 표정을 띠며 자신의 팔에 시선을 떨어뜨렸다.

 

리케

팔의 상처가 아픈가요?

 

루스타

...!

 

리케의 질문에 그는 숨을 삼킨다. 아서가 걱정하는 얼굴로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그 손을 잡아서 주문을 외웠다.

기사와 신의의 콘체르토~중앙 나라&동쪽 나라~

 

카인

소매에 가려져서 확실히 확인하진 못했지만 팔에 붕대가 감겨 있었어.

 

아서

그의 반응을 보면 포학의 기사에게 습격받은 피해자일지도 몰라.

두 번 다시 떠올리기 싫을 정도로 무서운 경험을 한 거겠지...

 

카인

그런데도 루스타에게는 힘든 일을 떠올리게 해서...

다음에 만나면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되겠네.

 

카인은 미안한 듯이, 그러면서도 그 자신도 상처 입은 듯한,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현자

(포학의 기사가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기사라는 이름이 붙는 자가 악한 짓을 하고 있다고 듣고 있으니, 역시 카인은 신경이 쓰이겠지...)

 

카인

왜그래, 아키라?

 

현자

앗, 아뇨...!

좀 더 조사를 계속하죠.

 


 

그 뒤로도 우리는 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왜인지 혼자인 할머니에게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노파

너희는 포학의 기사에 대해서 알고 싶은 거냐?

 

카인

그래, 할머니. 미안하지만 뭔가 알고 있다면 우리에게 알려줄 수 없을까.

 

노파

내가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로랑에 대한 것 뿐이야.

 

현자・리케

로랑...?

 

할머니가 알려준 익숙하지 않은 이름에 리케와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카인

설마, 그 전설 속의 로랑 말인가.

 

시노

카인은 알고 있는 건가.

 

카인

잘 알지. 하지만 할머니, 왜 갑자기 로랑의 이야기를...

 

노파

...그 전설 속 로랑의 망령이 포학의 기사의 정체니까.

 

카인

...!

 

리케

저기, 카인. 저는 로랑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어떤 사람인가요?

 

카인

...로랑은 옛날에, 중앙의 나라에서 활약했다고 불리는 기사야.

 

노파

그래. 검술은 제일, 인망도 두터운, 로랑은 누구나가 존경하는 긍지 높은 기사라고 여겨지고 있었지.

하지만 진실은 잔혹한 법. 뭐가 긍지 높은 기사냐.

벌써 몇 명이나 그 놈에게 죽었어.

 

카인

...할머니. 정말로 포학의 기사는 로랑의 망령인가?

 

노파

포학의 기사는 밤이 되면 생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침묵의 숲에 나타난다고 했다. 틀림없어.

거기다 저 숲에는 로랑의 묘도 있지.

 

카인

.......

 

노파

놈은 옛날 적습을 당한 주군과 함께 이 침묵의 숲에 왔다던데.

로랑은 어떻게든 주군을 도망치게는 했지만, 최후는 저 숲에서 적에게 목을 베였어.

그 원한이 둔갑해서 나온 것이겠지. 놈은 정말로... 무서운 망령이야.

 

할머니는 혐오를 품은 숨을 깊게 내쉬고 천천히 멀어져 갔다.

 

리케

저기, 카인. 괜찮나요..?

 

카인

응, 미안해. 아까는 이상한 태도를 취해서...

설마 로랑이 이변의 원흉이었다니, 생각지도 못해서 말이야.

 

시노

뭐야. 그 녀석, 그렇게나 대단한 녀석인가.

 

카인

...여기에 오기 전에 잠깐 이야기 했었지.

내가 어릴 때부터 동경했던, 전설의 기사가 있다고.

그게 로랑이야.

 

현자・리케

엣...

 

아서

로랑의 이름은 나도 알고 있어. 검술은 국내에서도 제일이었고, 오래된 문헌에 쓰여 있었어.

그 강함을 내다보고 왕가에서 기사단에 입단하길 원한다고 제의했다지만...

 

히스클리프

왕가에서 직접...? 그건 대단하네요...

 

카인

맞아. 하지만 로랑은 그걸 거절했어. 자신이 섬기는 주군에의 충성 때문에 말이지.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 검술에도 뛰어난 로랑에게 나는... 계속 동경하고 있었어.

 

카인은 짓씹듯이 중얼거렸다.

카인의 마음은 나의 세계에서 말하는, 동경하는 히어로에 대한 감정처럼 소중한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네로

지금 이야기가 진짜라면 이상하지 않아?

기사 씨의 이야기를 듣는 한, 그 로랑이라는 녀석은 도저히 망령 따윈 되지 않을 것 같은데.

 

파우스트

조금 전 노파가 말했잖냐. 전설상에는 고명한 인물이라고 쓰여져 있어도 진실이 어땠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해.

그의 최후가 알려지지 않았다면 더욱 그렇지. 반동으로 모든 걸 저주하는 존재가 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아.

 

카인

그런걸까...

 

현자

카인...

(동경하는 존재가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존재가 되어버렸다니, 생각하기도 싫어...)

하지만 파우스트의 말을 황당무계하다고 생각할 수 없었다.

 

카인

...미안.

나에게는 로랑이 포학의 기사가 되었다고는 어떻게해도 생각할 수 없어.

 

파우스트

동경하는 인물을 믿고싶은 마음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냐.

하지만, 목적을 잊진 마라.

 

카인

알고있어. 제일 구해야 하는 건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야.

로랑이 아니지.

그래도... 나는 조금만 더 내가 동경했던 그의 명예와 긍지 높은 생애를 믿고싶어.

 

오즈

카인.

 

카인

미안해, 오즈. 내가 형편 좋은 말을 하고 있는 건 알고 있지만...

 

오즈

북쪽 나라에 피는 꽃은 환상이 아니다.

하지만 그 꽃을 눈에 비추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

 

카인

...응?

 

오즈

그것을 구하려는 마음이 환상의 꽃을 실물의 꽃으로 만드는 일도 있다.

...그것과 같다.

 

카인

어어....

 

리케

정말, 오즈! 지금은 꽃 이야기는 하고 있지 않다구요.

 

모두가 오즈의 말에 고개를 기울이던 중, 아서가 납득한 듯이 끄덕였다.

 

아서

북쪽 나라는 극한의 땅이니까 꽃 같은 것이 필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있겠지.

하지만 실제로는 북쪽 나라에 피는 꽃도 조금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우선은 꽃이 있다고 믿고 찾기 시작하지 않으면, 그 꽃이 실재하는 것을 깨닫지도 못한다.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 것이야말로, 찾을 수 있는 진실도 있는 것이다.

 

오즈

.......

 

아서

오즈님은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요.

 

그것은 오즈다운 격려의 말처럼 들렸다.

카인은 말의 의미를 이해하고, 조금은 놀란 듯 눈을 깜빡인 뒤, 미소를 띄운 채 오즈의 등을 쳤다.

 

오즈

거리낌 없이 등을 치지 마라.

 

카인

아하하, 미안해. 그래도 고마워, 오즈!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