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과 축제의 프렐류드~동쪽 나라&북쪽 나라~
간신히 마을에 다다르자 소년에게서 소식을 들었는지 마을 사람들이 입구에 모여 있었다.
감정을 품지 않은 검은 구멍 같은 눈으로 이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마을 사람
아아, 정말이네... 왔어...
신기하네에... 손님이 오다니...
마을 사람들은 동시에 미소를 띠며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마을 사람
무슨 일이시죠? 길을 잃으신 건가요?
파우스트
동쪽의 마법사 파우스트다. 현자의 마법사로서 왔다.
동쪽 땅의 태고의 신전을 찾고있다.
마을 사람
마법사...
동쪽 나라의 사람들은 마법사를 기피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싫어하는 기색이 하나도 없었다.
마을 사람
그런가요... 아무것도 없는 마을이지만 환대를 해드려도 될까요?
식사부터 하시죠. 저쪽에...
네로
아니, 괜찮아. 맘대로 마을을 조사하게 해줘.
마을 사람
.......
그럼 안내인을 붙여드리겠습니다. 자샤, 부탁한다.
자샤라고 불린 것은 아까 전에 봤던 소년이었다. 마을 사람의 말에 끄덕이고 우리 앞으로 나온다.
자샤
이쪽으로 오세요.
그 말만 하고는 걷기 시작하는 그의 등 뒤를 우리는 쫓았다.
느닷없이 네로가 나에게 귓속말을 한다.
네로
도중에 모습을 감출거야. 알아서 잘 넘겨줘.
현자
네로...?
네로
이 마을 녀석들은 입이 무거워 보이니까 말이야. 정공법 이외로 조사해볼게.
현자
...나쁜 짓은 안 하는 거죠?
네로
바보구나, 현자 씨.
네로는 안심시키려는 듯 씨익 웃었다. 시원스런 표정과는 정반대의 말을 하면서.
네로
나쁜 짓은 할거야. 마법사니까 말이지.
자샤
저기가 마을의 저장고예요. 저쪽이 마을의 가축 막사...
...여기가 끝이예요. 이 앞으로는 아무것도 없어요.
파우스트
좁은 마을이군... 뭘로 생계를 꾸리지?
자샤
사냥을 해서 가끔 가죽이나 뼈를 팔러 가요. 고가인 돌을 채취한 적도...
어라...? 또 한 명 있었지 않나요?
시노
볼일을 보러 갔다. 저 교회는? 마을 교회가 아닌건가?
자샤
네.
시노
안내해줘.
자샤
죄송해요... 중요한 신이 계신 곳이라 마을 사람 이외에는 못 들어가요.
파우스트
.......
어떤 신을 모시지?
자샤는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순수한 눈동자를 깜빡였다.
자샤
어떤 신이라니, 신은 신이예요. <거대한 재앙>에게서 우리들을 지켜주셔요.
스노우와 화이트에게 들었던 적이 있지만, 이 세계의 신앙은 제각각이다.
신비한 힘을 가져오는 것을 정령이라고 하거나 신이라고 부른다. 부르는 방법은 다르지만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현자
(어쩌면 동쪽 태고의 신전과 무언가 관련되어 있을지도 몰라...)
문득 깨닫고 보니, 자샤가 물끄러미 히스클리프를 바라보고 있다.
시노
히스가 신경 쓰이나?
자샤
앗...
자샤는 얼굴을 붉히고 눈을 돌렸다. 소년다운 행동은 그를 친근하게 느끼게 했다.
자샤
죄송해요... 도시의 귀족 같은 사람, 처음 봐서요.
시노
상관없어. 히스는 예쁘고 멋지고 현명하니까 말이지.
내 주군이다. 대단하지.
자샤
아... 네...
시노
흐흥. 얘기 하게 해줄게.
히스, 자샤에게 뭐라도 말 해줘. 자, 만져봐도 된다고.
히스클리프
장난감 빌려주듯이 말하지 마!
자샤는 긴장과 동경을 띤 눈동자를 빛내고 있었다.
히스클리프가 압도된 듯이 망설인다. 화려하고 눈에 띄는 용모를 했지만 그는 낯을 가리는 것이다.
히스클리프는 긴장을 떨쳐버리듯이 숨을 내쉬고 나서, 웃음을 머금으며 손을 내밀었다.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야. 분명 귀족이지만 대단한 건 아니야.
마을 일을 도와주는 네가 더 훌륭해.
자샤는 히스클리프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쭈뼛쭈뼛 손가락 끝을 움켜쥐었다. 악수를 모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샤
당신도 마법사...?
히스클리프
맞아.
아주 잠시, 자샤는 슬픈 듯이 눈을 가늘게 했다. 하지만 곧바로 체념한 듯이 눈꺼풀을 감는다.
자샤
그래...
그것을 마지막으로 자샤는 히스클리프에게 동경의 눈빛을 보내는 일은 없었다. 담담하게 안내를 끝내고 원래의 장소로 돌아간다.
도중에 네로도 합류했다. 네로에게 무언가 귓속말을 들은 파우스트가 자샤와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한다.
파우스트
시간을 뺏어서 미안했다. 우리의 착각이었던 것 같아.
이대로 돌아가도록 하겠다.
마을 사람
벌써 해가 저뭅니다. 저녁이라도...
파우스트
아니, 필요없어. 그럼 실례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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