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0 / 유리로 된 달 - 프롤로그

 

 

 

문득, 눈이 떠졌다.

 

모두가 잠든 무렵, 밤의 냉기에 눈꺼풀을 뜬다.

어두운 밤.

집 안에는 아무도 없다.

 

익숙한 다다미와 장지문 냄새.

촘촘히 세공한 것 같은 하늘.

방구석에는 찐득하게 달라붙은 오래된 그림자.

그것은 음표 하나 없는 정적이며,

옷자락 스치는 소리조차 상실 중.

 

꼼짝 않고 선 채로, 멍하니 사람을 기다린다.

절멸한 소리 속에서 과거를 그린다.

꾸었던 꿈은, 만약의 이야기들 뿐이었다.

예를 들면,

 

만약, 하늘이 흐렸더라면.

만약, 깨닫는 것이 조금 빨랐더라면.

만약, 그가 쇠약해지지 않았더라면.

만약, 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만약――여기서, 당신이 깨어나지 않았더라면.

 

줄곧 기다려도 끝은 오지 않는다.

밤은 더욱더 깊어져간다.

분명 이제, 집안에는 아무도 없다.

혼자서는 무서우니까 모두를 만나고 싶어서,

홀로 마당으로 나갔다.

 

호 하고 내뱉는 숨이 하얗게 번져간다.

마당은 무척이나 손끝이 아플 정도로 추웠다.

얼어가는 별.

깊은 어둠.

하염없이 세계를 비추는 차가운 빛.

 

무성한 풀. 짓밟는 감촉. 감감무소식인 신발 소리.

저택의 마당은 무척 넓어서

주변은 깊은 어둠에 갇혀서.

숲의 나무들은 검고 검은

커다란 커튼 같았다.

 

마치 어딘가의 극장 같다.

가슴의 고동으로, 목이 메일 것 같다.

스윽 나무 꼭대기의 창문이 열리고,

곧, 연극이 시작되는건가 두근거렸다.

 

귓가에, 시끌시끌 벌레소리가 기어들어온다.

멀리서 다양한 소리가 난다.

검은 나무들로 된 커튼 안쪽.

숲 안쪽에서 모두가 즐거운 듯이 떠든다.

막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열리지 않았다.

열리지 않았다.

 

참지 못하고 숲 속으로 들어갔다.

 

무척, 어둡다.

숲은 깊어서 차가운 빛도 닿지 않는다.

다양한 소리가 나고

다양한 것이 있다.

그러나 어두워서 잘 모르겠다.

도중에 누군가와 스쳐지나갔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그저 차갑다.

안구 깊숙히 저릴 정도로 차가운 겨울.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아

좀 더 깊이 걸어갔다.

 

나무들의 베일을 빠져나간 뒤.

숲의 광장에는 모두가 모여서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흐트러진 모습.

모두 뿔뿔이 흩어진 손발.

한편 새빨간 숲의 광장.

 

                    ―――모르겠다.

 

저편에서 모르는 사람이 다가온다.

흉기를 손에 들고 다가온다.

모두를 그렇게 한 것처럼 나도 뿔뿔이 흩어지게 하고싶은 것처럼.

 

―――잘 모르겠다.

 

멍하니 그 사람을 본다.

하릴없이 흉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누군가가 나의 앞에 달려와서

대신 뿔뿔이 흩어졌다.

 

―――나는 어린애니까 잘 모르겠다.

 

철퍽.

따뜻한 것이 얼굴에 묻는다.

붉다.

토마토처럼 붉은 물.

조각조각난 사람.

그 어머니라는 사람은

그 후로, 내 이름을 부르지 못하게 되었다.

 

......정말로 잘 모르겠지만.

그저 추워서.

나는 울 것만 같았다.

 

숲은 어두워서 보고싶지 않다.

땅은 붉어서 보고싶지 않다.

그래서, 하늘을 올려다보기로 했다.

 

―――하늘을 가리는 천개(天蓋)

 

눈에 따뜻한 심홍색이 섞여든다.

안구 깊숙이 스며든다.

하지만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다.

밤하늘에는, 그저 달이 홀로 떠있다.

 

―――밤을 여는 새하얀 얼굴

 

모르는 사람은

이번에야말로 나를 조각내러 다가온다.

터벅터벅 발소리가 들려온다.

그런데도 나는 멍하니

언제까지나 짙푸른 그림자를 올려다본다.

 

―――우아하고도 아름답게 낙하하는 별

 

무척 신기하다.

어째서 지금까지 눈치채지 못했을까.

 

   아아―――오늘밤은 이렇게나

 

깨닫고보니 모르는 사람은 눈앞에.

소리도 없이, 쿵, 고통이 느껴졌다.

그것은 가슴 한가운데.

휘날려 춤추는 베일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세계가 점점 사라져간다.

그 속에서 계속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아아―――눈치채지 못했다.

 

오늘밤은 이렇게나

 

달이, 아름답―――――다――――

잠들지 못하는 밤의 캄페지오

 

무르

...푸하-!

이거봐 이거봐, 엄청난 걸 발견했어! 클로에 얼굴보다 커!

 

히스클리프

그, 그거 정말 조개 맞아...? 캬악대고 있는데?

 

네로

지금 입 같은 거 벌린거 아니냐?

 

무르

아하하, 물렸다-!

 


 

시노・레녹스

.......

 

루틸

.......

 

무르가 수수께끼의 조개를 잡았을 무렵, 조금 떨어진 해안에는 루틸과 레녹스, 시노, 이 셋이 모여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진지한 표정으로 작은 나뭇가지를 손에 든 루틸을 레녹스와 시노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루틸

...앗.

 

레녹스

붙었어?

 

루틸

아뇨, 나무가 부러져 버렸어요.

 

시노

무슨 일이지.

 

현자

저기, 뭘 하고 있는 건가요...?

 

시노

모닥불 준비다. 야영할 때 우리들은 마법으로 불을 피우지만, 인간은 나무판자와 나뭇가지를 비벼서 불씨를 만들잖아.

 

레녹스

그걸 루틸이 해보고 싶다고 해서 도전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현자

앗, 그렇군요...! 엄청 무인도 같네요.

 

 

루틸

그렇죠? 저, 서바이벌스럽게 불을 피우는 걸 옛날부터 동경해서...!

좋아! 다시 한 번 도전해볼게요.

 

의욕 가득한 루틸은 소매를 걷고 다시 나뭇가지를 쥔다.

 

루틸

.......

 

시노・레녹스・현자

.......

 

루틸

...후우. 역시 어렵네요.

《올토닉 세토마오제》

 

시노・레녹스

앗.

 

현자

(결국 마법으로 불을 피웠어...)

 

개방적인 해변에 마법사들의 밝은 목소리가 울린다. 아무도 없는, 아무것도 갖추어지지 않은 만큼 무엇을 해도 자유다.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지만 이건 이것대로 재밌는 바캉스가 될지도 모른다.

 


 

레녹스

현자 님. 날이 저물기 전에 저녁밥에 들어갈 식재료를 조달하려고 합니다만.

 

현자

그렇네요. 어두워지기 전에 준비를 끝내둘까요.

 

피가로

모두가 식재료를 조달하러 갈 생각이라면 그 동안 내가 거점을 만들어둘게. 미틸, 도와줄래?

 

미틸

네. 맡겨주세요!

 

네로

거점은 둘에게 맡기고, 나머지는 식재료 조달반이구만.

 

무르

난 꿈을 먹는 고리의 소재를 찾으러 갔다올게-!

 

히스클리프

엑? 무르?

 

루틸

벌써 가버렸네요... 혼자서 괜찮을까요?

 

시노

무르라면 괜찮겠지. 이 섬을 가장 자세히 아는 것 같으니까.

 


 

우리들은 식재료를 구하러 일단 숲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네로

자, 이 섬에서 먹을만한 게 있다고 한다면...

 

시노

고기.

 

네로

그건 먹을만한 게 아니라 먹고싶은 거 아니냐.

 

시노

여기까지 걸어오는 동안 짐승 발자국도, 둥지가 지어진 흔적도 봤어.

이 숲에는 엄청 큰 사냥감이 있다고. 내가 사냥해오지.

 

레녹스

시노가 그렇게 말한다면 틀림없겠지. 거대한 동물이 있다면 먹이도 풍부하다는 게 되겠네.

 

루틸

물고기나 과일을 손에 넣을지도 몰라요. 아까 미틸이 만들고있던 낚시 도구를 빌리는 건 어떨까요?

 

레녹스

그거 좋겠네. 나랑 루틸은 물고기를 낚아올게.

 

현자

물고기 기대할게요!

 

히스클리프

두 사람 모두 조심해서 다녀와.

 

루틸

커다란 놈을 낚아 올테니까 기대하고 있어! 다녀올게요!

 

시노

우리들도 지고있을 순 없어. 네로, 거물을 사냥하러 간다.

 

네로

네네.

 

히스클리프

그렇다면 나도...

 

시노

히스는 안 와도 돼. 네가 있으면 걸리적거려.

 

히스클리프

...윽. 뭐야 그 말.

 

시노

사냥은 나와 네로만으로 충분해. 넌 현자와 과일이라도 찾으러 가.

 

히스클리프

.......

알겠어.

가볼까요, 현자 님.

 

현자

앗... 네.

 

네로

정말이지 너희는... 이런 데서까지 싸우냐고.

 

시노

딱히 싸우고 싶었던 건 아냐.

걸리적거리는 건 사실이다. 그 녀석은 피를 보는 것도, 냄새도 익숙하지 않아.

생명을 죽이는 것에 맞지 않아.

처음 수렵을 나갔을 때도, 히스는 눈앞에 있는 사냥감을 마지막까지 쏘지 못했어.

 

네로

그 녀석은 상냥하니까 말이지.

 

시노

그래. 상냥하고 현명하고 훌륭하다.

사냥따위는 못해도 괜찮아.

그런 건 내가 할 일이니까. 그 녀석이 못하면 내가 사냥감의 목을 따면 되는 것 뿐이다.

 

네로

.......

 

시노

히스는 나와 달라. 히스밖에 할 수 없는 일을 하면 돼.

그저, 그것 뿐일 이야기인데 그 녀석은 언제까지 이해하지 못할 셈인지.

 

네로

...그렇구만 그렇구만.

 

시노

머리 쓰다듬지 마. 난 어린애가 아니라고.

 

네로

하하. ...응?

(...뭐지? 지금 기척...)

(이거, 설마...)

 

시노・네로

.......!

 

시노

들었어? 짐승의 울음소리다.

 

네로

짐승...

 

시노

저쪽 방향이군. 가자.

 

네로

어... 어어.

(...젠장, 심각하게 생각했네)

 


 

히스클리프

아. 저 나무...

 

숲 속을 걷기 시작하고 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 히스클리프가 공중을 가리켰다.

바라보니 키 높은 나무의 가지에 빨간 열매가 가득 매달려있다.

 

히스클리프

도감에서 본 적 있어요. 분명, 남쪽 나라 일부에서 구할 수 있는 과일이에요.

새가 먹은 흔적도 있어서 저희가 먹어도 괜찮을거라 생각해요.

 

현자

와아, 해냈네요! 새가 먹을 정도는 남겨두고 가져가도록 하죠.

...아. 그런데 과일이 있는 위치가 좀 높은 것 같은데.

나무를 타면 딸 수 있을까요?

 

히스클리프

아하하. 현자 님, 그럴 필요는 없어요.

전 마법사니까요.

《레프세바이블프 스노스》

 

히스클리프가 주문을 외우자, 상냥한 비가 내리는 것처럼 과일이 천천히 우리의 손으로 떨어진다.

 

현자

와아... 감사합니다.

달콤한 향기가 나요. 살짝 먹어볼까.

 

옷으로 과일을 문지른 뒤 덥석 깨문다. 입 안에서 상큼한 달콤함이 번졌다.

 

현자

맛있어...! 시원하고 아삭아삭해서 수박 샤베트를 먹는 것 같아.

히스도 하나 먹어보지 않을래요?

 

히스클리프

음... 그렇네요, 그럼 저도...

 

히스클리프는 익숙하지 않은 손짓으로 내가 했던 것을 흉내내듯이 쭈뼛쭈뼛 과일을 깨물었다.

잠들지 못하는 밤의 캄페지오

 

현자

네로도 함께 가는군요. 혹시 시노에게 권유받은 건가요?

 

조금 의외라 생각하고 말을 걸자, 네로는 난처한 듯이 어깨를 움츠렸다.

 

네로

아니, 장기여행치고는 어린애들이 많다면서, 피가로에게 동행을 부탁받아서 말이지...

 

한숨을 내쉬는 그의 손에는 커다란 도시락 상자가 매달려있다.

 

네로

요리할 사람도 필요하잖아? 오늘 점심은 모두가 좋아하는 걸 준비해 왔으니까, 배가 고프면 적당히 집어먹어도 돼.

 

시노

네로, 훌륭해.

 

미틸

감사합니다, 네로 씨!

 

네로

천만의 말씀.

그보다 재봉사 군에게 감사인사를 해야겠지. 이 옷도 만들어준거지?

 

현자

맞아요. 오늘 의상도 엄청 멋지죠.

 

무르

내 몫까지 즐기다 오라고 클로에가 말했어!

 

루틸

클로에, 기뻐...! 사실 함께 가면 더 좋았겠지만, 상황이 좋지 않았던가.

 

히스클리프

응. 권유해 봤지만 일이 있는 것 같았어.

 

루틸

그랬구나... 그럼, 클로에가 기뻐할만한 선물을 잔뜩 가지고 돌아가자!

 

히스클리프

그러자.

 

미틸

저도 섬에 도착하면 리케에게 줄 선물을 찾을 생각이예요.

대체 어떤 곳일까요? 예쁜 걸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현자

남쪽의 마법사들도 가 본 적이 없는 건가요?

 

레녹스

네. 소문으로는 들어 본 적이 있지만 저희들도 가보는 건 처음입니다.

 

피가로

개척을 진행하는 토지와는 꽤 멀기도 하고, 시노에게 권유받지 않았다면 좀처럼 갈 기회가 없는 장소니까.

 

무르

준비는 됐어? 그럼 당장 모험을 떠나자!

 

루틸・미틸・시노

와아-!

 

현자

(...어라? 어느샌가 바캉스가 모험으로...)

 

마법사들은 순서대로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으며 엘리베이터에 타기 시작한다.

기대를 가득 담은 짐가방을 등에 메자, 문득 긍정적인 생각이 떠오른다.

 

현자

(나도 루틸처럼 섬에서 선물을 찾아보자)

(돌아온 브래들리가 기뻐할만한 걸로)

 


 

남쪽의 탑에서 빗자루를 타고 철새 떼처럼 황야 위를 난다.

쉬엄쉬엄 3일 가까이 메마른 토지를 날아가고 커다란 산을 넘었을 때 드디어 수평선이 나타났다.

맞은편에 떠있는 작은 섬은 생각 이상으로 먼 데다, 거친 파도 위를 좀 지나간 후에야 겨우 소문의 섬에 도착했다.

 


 

루틸

와아...!

 

시노

헤에.

 

섬을 둘러본 마법사들은 여행의 피로도 잊은 모습으로,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눈앞에 펼쳐지는 빛날듯이 하얀 모래사장, 반짝이는 푸른 바다...

그리고 시선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자연, 자연, 자연... 그리고 또 자연.

 

현자

(이건... 어떻게봐도...)

 

네로

무인도인가...?

 

레녹스

무인도다.

 

표류한 배가 떠밀려올 것 같은 변경의 외딴섬이었다.

건물이나 가게는 물론, 인기척조차 없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이 섬을 뒤덮고 있다.

야성미 넘쳐나는 경관은 우아한 바캉스라기보다도 목숨을 건 서바이벌이라는 풍경이었다.

 

무르

재밌을 것 같은 섬이지? 두근두근!

 

피가로

남쪽치고는 정령들이 활기찬 땅이네. 알 수 없는 느낌이 가득하다는 의미에서는, 확실히 두근두근할지도 모르겠어.

 

현자

그, 그렇구나. 즐거운 섬이라는 건 이런 뜻이었던 거군요.

(조금 전에 갔던 볼더 섬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남아있어서 그만 착각해버렸어...)

 

미틸

무인도란 건 저희들밖에 없다는 뜻이죠? 괜찮을까요...?

 

히스클리프

만일에 대비해서 잘 장소나 먹을 것 같은 건 제대로 확보해 둬야겠어.

 

루틸

와아, 아름다운 섬이야. 숲 속에 들어가면 희귀한 동물이 많이 있을지도!

 

시노

즉 사냥터란 말이군. 실력발휘 해볼까.

 

레녹스

식재료도 그렇지만, 소재도 모을거면 거점 장소를 생각하는 게 좋을거야. 꿈을 먹는 고리의 소재는 어디에 있어?

 

무르

글쎄에.

 

히스클리프

엑?

 

무르

섬 어딘가엔 있어. 금방 찾을지도 모르고 찾을 수 없을지도 몰라!

 

루틸

섬 어디에나 있는 게 아니라, 찾을 필요가 있다는 뜻이군요.

 

현자

그렇다면 꽤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피가로

뭐어, 상관없지 않을까. 모처럼 놀러 온 거니까 잠시동안 여기서 지내면서 자연을 만끽하자.

 

시노

바라던 바다. 이 섬을 제패해주지.

 

네로

일단 거점을 잡을 필요가 있겠네. 베이스캠프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할까.

 

루틸

그 전에 차를 마시지 않으시겠어요? 오랫동안 날아서 지치기도 했구요.

 

레녹스

그것도 그렇네. 무인도 생활을 위한 힘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쉬자.

 

피가로

찬성. 슬슬 쉬고 싶다고 생각했거든.

 

미틸

저, 준비할게요.

 

남쪽의 마법사들이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남아있던 구운 과자가 놓인다. 왠지 피크닉 같다.

 

네로

...뭐, 느긋하게 지내볼까.

 

히스클리프

아하하. 그거 좋네.

 

모처럼의 바캉스에 성급하게 구는 건 아깝다.

우리들은 배를 채우고나서, 각각 무인도를 즐기기로 했다.

 


 

 

미틸

아니에요, 피가로 선생님. 여기는 이렇게 묶는 거예요.

 

피가로

어라? 그랬었나.

 

현자

둘이서 뭘 만드는 건가요?

 

미틸

낚싯대예요! 레노 씨에게 만드는 방법을 배워서 피가로 선생님에게도 알려드리고 있었어요.

이거라면 나뭇가지를 써서 어디서든 낚시를 할 수 있어요!

 

현자

앗. 설마 여기 있는 게 미틸이 만든 낚싯대인가요?

엄청 잘 만들었네요!

 

미틸

에헤헤...!

 

피가로

그렇지? 미틸은 손재주가 좋단 말이지.

 

현자

피가로의 낚싯대는...

(...조금 일그러졌어...?)

 

피가로

새로운 걸 배운다는 건 열심히해야해서 힘들단 말이야. 마법으로 만드는 게 확실하게 빠른데.

 

미틸

정말! 안 된다구요!

무인도인 것처럼 행동하자고 선생님이 말하셨잖아요.

다시 한 번 더 알려드릴테니까 잘 보세요.

 


 

히스클리프

아... 이거 예쁘다.

 

네로

헤에, 드문 색의 조개네.

 

히스클리프

좀 신기한 색이지. 햇빛에 비추면 다른 색깔로 보이고.

 

네로

여기에도 있어. 이 녀석은 재밌는 모양이네.

 

히스클리프

정말이다. 브로치로 가공할 수 있을지도.

 

무르

뭐야뭐야? 조개를 줍는거야?

 

히스클리프

응. 클로에에게 줄 선물로 할까 해서.

 

무르

좋네, 나도 주워올게!

 

히스클리프

엑.

 

네로

무르 녀석,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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