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못하는 밤의 캄페지오
히스클리프
와, 달아...!
현자
그쵸. 엄청 달아요!
뒷맛도 상큼해서 후식으로 딱일 것 같아요.
히스클리프
주스로 만들어도 맛있다고 도감에 쓰여있는 걸 본 적이 있어서 선물로 주는 것도 괜찮을지도 모르겠어요.
현자
좋네요! 다들 기뻐할거라 생각해요.
히스는 박식하네요.
히스클리프
우연히 책에서 읽은 부분일 뿐인걸요. 무르라면 더 다양한 식물을 잘 알겠지만, 전 그 정도의 지식은 없어서...
현자
그렇지 않아요. 저 혼자서는 이 과일도 발견하지 못했을 거예요.
히스가 함께여서 다행이에요.
히스클리프
감사합니다. 현자 님께 도움이 된다면 기뻐요.
히스클리프는 조금 부끄러워한 뒤 시선을 내리고 침묵했다. 그 후 쑥스러운 듯 입을 연다.
히스클리프
...방금은 죄송했습니다. 저희 때문에 신경 쓰시게 만들어서...
현자
아뇨, 그런...
아까 둘의 싸움을 떠올리고 나도 말을 망설였다. 그의 단정한 옆모습에 그림자가 진다.
히스클리프
시노는 항상 저렇게, 사소한 일이라도 궂은 일이나 위험한 일로부터 저를 떨어뜨리려고 해요.
제가 다치지 않도록 하는 행동인 걸 알고 있지만, 솔직히 그런 취급 받는 게 가장 상처 받아요. 마치 선을 긋는 것 같아서...
현자
히스...
시노는 히스를 지키고 싶어하죠. 히스를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나오는 행동이라고는 생각하지만...
히스클리프
저도 지지 않을 정도로 시노가 소중하지만 말이에요.
히스클리프는 쓴웃음을 지었다.
시노도 히스클리프도 서로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은 변함없는데도, 소중하게 대하는 방법이 맞지 않는다.
둘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나는 새삼스레 통감했다.
히스클리프
안 되겠죠. 이렇게 생각하면서 발걸음을 멈춰버리면.
스스로의 약점을 직면하고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도록 해야겠죠.
저도 네로나 파우스트 선생님처럼, 더욱 강해지고 싶어요.
그 후에 우리는 과일을 양손 가득 안고 갈 정도로 잔뜩 모았다.
히스클리프가 마법으로 따준 덕분에 과일은 어느 것 하나 상처 없이, 파는 것처럼 반질반질하게 맛있어 보였다.
현자
가득 땄네요!
히스클리프
내일치도 충분할 정도로 모았으니까요. 시노에게 보여주고 놀라게 해줄거예요.
현자
아하하. 시노, 분명히 놀랄거예요.
그때, 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났다.
나무들을 밀어헤치며 불쑥 나타난 것은 거대한 멧돼지였다.
현자
꺄악--!?
히스클리프
와앗-!
현자
.......
어라?
시노
뭐야, 너희인가.
잘 보니 거대한 멧돼지...가 아니라, 그것을 등에 짊어진 시노였다.
그 뒤에서 멧돼지의 그림자에 가려져있던 네로도 나타난다.
시노
거물을 잡았다고. 오늘은 이놈을 스테이크로 만들어주겠대.
그렇지, 네로?
네로
그래.
히스클리프・현자
.......
현자
반대로 놀라게 되었네요...
히스클리프
네...
현자
(좀 아쉽다...)
그날 밤, 모두가 모아온 식재료를 네로가 손질하고 조리해주었다.
메뉴는 호쾌하게 멧돼지 스테이크와 생선 통구이.
손이 더러워지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마음껏 베어문다. 차례로 모두에게 웃음이 번진다.
미틸
맛있어-!
현자
엄청나게 맛있네요!
루틸
이렇게나 두꺼운 고기인데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시노
고마워하라고. 내가 사냥한 멧돼지다.
사냥감이 없었으면 레녹스의 양이 저녁밥이 됐을지도 모르니까.
레녹스
그래. 고마워, 시노.
현자
(슬쩍 양을 숨겼어...)
피가로
식감을 살린 와일드한 맛이 좋네.
네로
신선한 식재료는 심플하게 먹는 게 가장 맛있으니까 말이지.
히스클리프
루틸 일행이 잡아온 생선도 무척 맛있어.
루틸
다행이다! 물이 깨끗해서인지 물고기가 엄청 많았어.
그래도 한 마리, 무척 거대한 물고기를 놓쳐버려서.
레녹스
아아, 그건가. 미틸의 키 정도 됐었지.
미틸
에엑...!?
별이 가득한 밤하늘 아래, 서로 웃으면서 먹는 저녁은 각별했다.
지붕도 없는, 불빛조차 모닥불에 의지하는 불편함도, 오늘밤은 특별한 향신료다. 맛있는 요리가 더욱 맛있고 즐거워진다.
히스클리프
과일도 많이 따왔으니까 식후에 다같이 나눠먹자.
피가로
아주 좋네, 디저트까지 있다니.
미틸・무르
아싸-!
미틸
...어?
현자
무르!? 어느새...!
레녹스
어서와. 저녁 식사에 늦지 않아서 다행이야.
무르
다녀왔어-!
있지, 소재가 있을만한 장소, 찾았어.
루틸
와아, 정말인가요?
미틸
당장 내일 채집하러 가죠!
시노
그러고보니 무르, 슬슬 가르쳐줘. 꿈을 먹는 고리를 만드는 소재라니, 결국 어떤 식물이지?
무르는 어리둥절하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르
식물?
히스클리프
어라? 아니야?
틀림없이 식물의 섬유를 가공해서 사용하는 걸까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무르
땡-. 틀렸어!
네로
식물이 아니라면 뭘로 만드는데?
무르
거미줄이야.
꿈을 먹는 고리는 이 섬에서밖에 살지 않는 특별한 거미줄을 가공해서 만드는 거야.
벌레를 싫어하는 히스클리프는 그 말에 무서워했다.
히스클리프
거, 거미...
아니, 파우스트 선생님을 위해서 힘내야지...!
그의 갈등을 제쳐두고, 무르는 천진난만하게 묻는다.
무르
옛날에는 이 섬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다들 없어졌어!
왜라고 생각해?
현자
네? 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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