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이 걸린 다리의 랩소디~중앙 나라&북쪽 나라~

 

아서

꽤 밤도 깊어버렸지만... 다시 파티를 재개하자.

그럼, 헤이갈에의 감사와 새로운 출발을 기념하여... 건배!

 

현자・마법사들

건배!

 

모든 소동과 혼란을 극복하고, 모두가 밝은 미소로 잔을 부딪친다.

 

오웬

잠깐, 미스라. 재를 이쪽으로 날리지 마.

옷이 더러워지잖아.

 

브래들리

어이, 함부로 내 고기 먹지 말라고.

 

미스라

시끄럽네... 됐으니까 빨리 고기를 구워주세요.

 

그림 속의 화이트

뭘 싸우고 있는 게냐! 똑바로 일하거라!

 

그림 속의 스노우

똑바로 일하지 않으면 또 벌을 줄 게다!

 

미스라・오웬・브래들리

칫...

 

오즈의 번개를 맞고 쌍둥이에게 징계를 받는 그들은, 벌로 바베큐 굽는 일을 맡게 되었다.

 

카인

처음부터 그 마귀 퇴치는 가짜라고 말했잖아. 그런데도 이런 소동을 일으키다니...

 

미스라

그런 말 했던가요?

 

브래들리

말했다고. 네놈들이 적당히 흘려넘겼을 뿐이다.

 

미스라

브래들리도 알고 있었다면 말해줬어야죠.

 

오웬

진짜로. 오늘은 너희들 덕분에 쓸데없는 일을 엄청 하게 됐어.

 

미스라

그 대사, 완전히 그대로 돌려드리죠.

 

브래들리

웃기지 마. 이렇게 된 건 대략 네놈들 때문이잖아.

얼마나 모자란 머리를 가진 거냐고.

 

미스라・오웬・브래들리

.......

 

현자

(왠지 또 불온한 느낌이 도는 듯한...)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조마조마한 상태를 엿보고 있을 때, 옆 테이블에서 리케의 즐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케

헤이갈 선생님! 제 글자 연습 노트는 어떤가요?

예쁘게 썼나요?

 

헤이갈

네, 무척이나 아름답게 쓰여 있습니다. 리케 님의 문자와 말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점이 잘 전달되었습니다.

 

리케

에헤헤, 갑사합니다.

 

현자

리케, 기뻐보여요.

 

아서

네. 이렇게 보고 있으니 제 어릴 적 모습이 떠올라요.

저도 지금의 리케와 같은 목소리로 그의 수업을 즐겼으니까요.

 

아서가 온화하게 미소 짓는다. 그 눈동자에는 회고와 애석함이 스며있었다.

 

현자

(한때 어떻게 되나 생각했지만, 제대로 파티가 이뤄져서 다행이야)

 

내가 기쁜 분위기에 취해 있는 한편, 아서는 시중들러 온 사용인에게 감사의 말을 건넸다.

 

아서

너희를 소동에 말려들게 해버렸네. 다치진 않았어?

 

사용인

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물론 다들 다친 곳은 없습니다.

실은 소동이 일어났을 때, 오즈 님께서 주변에 수호 마법이라는 것을 걸어주셨다는 것 같아서...

그 덕분에 밖에 있던 다른 사용인들도, 준비해두었던 식사도, 전부 무사했다고 합니다.

 

아서

그런가, 오즈 님께서...

 

아서의 입꼬리가 기쁜 듯 올라간다. 모르는 새에 오즈는 성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마법을 걸어주었다고 한다.

 

현자

(미스라와의 전투에 집중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을 도와주면 좋겠다는 내 말을 기억해준 걸지도)

저기, 오즈.

헤이갈 씨와 성 사람들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즈

...왜 네가 감사 인사를 하지.

 

현자

다들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저도 기뻐져서...

거기다, 보세요. 아서도 웃고 있잖아요.

 

오즈

.......

그런가.

 

오즈가, 아서를 보며 살짝 입가를 올린다.

그것은 자신이 감사인사를 받아서 기뻐한다기 보다, 아서가 기뻐하는 것에 안도하는 듯한 시선이었다.

 


 

스노우

헤이갈이여, 이건 그대의 것이었지. 다리 근처에 떨어져 있었다네.

 

헤이갈

이건, 오즈의 영혼 파편...

 

스노우

그렇게 이름 붙여졌을 뿐인, 평범한 거북의 등껍질이구먼.

이건 가짜일세. 오즈를 불러내는 효과 같은 건 전혀 없다네.

행방불명된 아서와는 전혀 관계 없다네. 그대가 죄책감을 느낄 이유 따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아.

 

헤이갈

전혀 관계 없다...

 

스노우

오히려 죄책감은 커녕, 그대는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겨도 좋다네.

 

헤이갈

자랑스럽게...?

 

스노우

오즈는 옛날부터 성급해서 말일세. 만약 아서의 말투가 조심스럽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아서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네.

그대가 정중한 말투를 알려주었기 때문에, 오즈는 아서를 살려두었고 키울 마음이 들었던 거겠지.

아서를 양육함으로써 오즈의 마음도 이전과 비할 바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네.

그건, 우리에게 있어서도 기쁜 일일세. 감사하구먼.

 

헤이갈

...그렇습니까...

제 공로라니, 몸둘 바 모르겠습니다... 오로지 아서 님의 총명함과 마음씨가 이뤄낸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어린 아서 님 속에 잠재하던 교양과 상대를 헤아리는 온화한 말씨가 오즈 님의 관용을 이끌어내었다고 한다면...

아서 님께 학문을 가르쳐드린 문학박사 나부랭이로서, 이 정도 자랑스러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스노우

호호호. 그대의 마음은 잘 알겠네.

스승으로서 제자를 가르친 것이 제자의 인생을 구했을 때 만큼이나 자랑스러운 일은 없으니 말일세.

 


 

현자

아서, 여기 있었군요.

 

축제가 끝난 후의 조용함에 빠져들면서 성을 걷고 있으니, 다리 근처에서 아서를 발견했다.

 

현자

오늘은 파티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척 멋진 시간을 보냈어요.

 

아서

저야말로.

...맞다. 현자 님께 별의 노래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죠.

헤이갈에게서 배운 말놀이라고.

 

현자

네. 그런데 헤이갈 씨는 왕비 님이 아서에게 가르쳤다고 하셨죠.

 

아서

맨 처음엔 저도 당시의 일을 떠올리지 못했습니다만...

좀 전의 전투에서 시녀들과 이 장소를 산책하는 어머니를 봤어요.

그때, 시녀가 당황해서 제 이름을 부르고...

 

아서는 좀 전까지 시녀와 왕비가 서있던 장소를 보고 눈을 가늘게 뜬다.

 

아서

어머니도 자연스레 딱 한 번, 제 이름을 불러주셨어요. 아서, 라고.

그때 생각났어요. 어릴 적 언젠가의 밤, 부모님과 손을 잡고 다리를 걸으면서, 하늘을 향해 노래하며 별들을 세던 것을.

 

아서는 별이 수놓인 하늘을 보고, 그리운 듯이 눈을 가늘게 뜬다. 일찍이 세었던 별들을 찾듯이.

 

현자

...또 언젠가, 가족과 함께 웃으며 이 다리를 건너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

 

아서

네. 아직 시간이 조금 지나버렸지만...

스노우 님께서 말씀하셨어요. 두 분께선 오즈 님을 두려워 하셨지만, 사랑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고.

그러니까, 분명...

 

아서는 다리 위에서 성의 상층부로 시선을 향한다. 그 시선의 끝에는 희미하게 빛이 새어나오는 창문이 있었다.

창가에 선 누군가의 그림자가 이쪽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나도 시선을 집중한다.

 

아서

오랜만에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어서 기뻤어요.

언젠가 다시 한 번, 어머니의 곁에서 함께 얘기할 수 있을 때가 오기를 믿어보려고 해요.

그게 얼마나 머나먼 길이라고 해도.

 

현자

...분명 아서라면 괜찮을거에요.

 

아서는 내 말에 돌아보고, 짧게 침묵하고서 작게 끄덕이곤 웃었다.

그리고 성으로 시선을 되돌리고, 따뜻한 빛이 새어나오는 창가를 향해 손을 쥐었다.

나는 그 옆모습을 바라보면서 언젠가 그의 어머니가 손을 쥐어줄 날이 올 것이라고, 별이 가득한 하늘에 기도했다.

유성이 걸린 다리의 랩소디~중앙 나라&북쪽 나라~

 

스노우

오웬이여, 못된 장난은 그만두거라!

 

화이트

이 이상 소동을 피우면 심한 벌이 기다리고 있을게다!

 

오웬

헤에...

 

오웬은 재밌는 장난을 떠올린 듯이 웃더니, 일부러 농락하는 듯한 움직임으로 카인에게 다가갔다.

 

오웬

이 놈을 구하고 싶으면 힘으로 뺏어보시지? 너희가 공격하는 순간, 실수로 떨어뜨려 버릴지도 모르지만.

 

카인

...윽!

 

리케

헤이갈 선생님! 읏, 따라잡을 수가 없어...!

 

두 사람과는 다른 방향에서 오웬을 쫓는 리케도 고전하는 듯했다.

훈련 때문에 마력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인지,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오웬의 빗자루에 좀체 따라잡을 수가 없다.

 

브래들리

핫, 별로 날지도 않았는데 벌써 비실비실대는구만.

나는 게 힘든 꼬맹이는 얼른 집으로 돌아가서 코 잠이나 자라고.

 

 

리케

브래들리, 지금 당장 헤이갈 선생님을 풀어주세요!

이런 난폭한 일을 저질러놓고 용서받을거라 생각하는 건가요!

 

브래들리

착각하지 말라고. 여긴 지금 우리의 놀이터잖아?

용서를 비는 건 우리가 아냐. 너희들 쪽이지.

이 성의 가냘픈 인간놈들의 목숨을 소중히하고 싶다면 말이지.

 

마음대로 손을 댈 수 없는 이쪽과는 달리, 인질을 데리고 있는 그들은 안하무인한 행동으로 이 장소를 지배한다.

 

브래들리

미스라! 이 상태로는 영원히 목표물을 손에 넣을 수가 없다고.

이 놈들 전원, 한 번에 흩어버리자고. 틈을 만들면 나랑 오웬이 할아범 쪽은 어떻게든 할테니까.

 

미스라

명령하지 마세요. 뭐, 알겠지만요.

《아르시무》

 

미스라가 귀찮은 듯이 주문을 외운 순간, 공중에 몇 개의 회오리가 나타나 주위를 나는 마법사들을 날려버릴 듯이 날뛴다.

 

현자

아...!

 

회오리 맨 아랫부분에 성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보인다.

다리에는 몇몇의 사람 그림자가 있었다.

 

아서

...어머니!

 

시녀

어!? 아, 아서 님!?

이건...!?

 

왕비

아서...?

 

시녀의 말을 되새기듯이, 왕비의 입에서 아서의 이름이 흐른다.

 

왕비

...아서, 넘어지지 않게 어머니의 손을 잡으세요. 그렇게 하면 좋은 걸 가르쳐줄게요.

자, 하늘을 바라보고. 새까만 어둠 속에 하나 둘 반짝반짝 빛나는 별님이 있어요.

저것을 악보 삼아 노래를...

 

아서

...!

《파르녹턴 닉스지오》 !

 

아서가 주문을 외우자, 회오리로부터 다리를 지키듯이 빛의 벽이 떠오른다.

수호 마법에 회오리가 튕기고, 시녀들이 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아서

너희들, 여긴 위험해! 곧바로 성 안으로 피난하도록!

 

시녀

네, 네! 왕비 님, 이쪽으로...!

 

시녀들에게 재촉받듯이 걷던 왕비가 얼굴을 들고 눈동자에 아서를 비추려 했을 때...

 

아서

...!

 

상공에서 폭발음이 울리자 아서는 정신을 차렸다.

성으로 향하던 왕비 일행의 모습을 마지막까지 지켜보고, 곧장 굉음이 난 방향으로 틀어 다시 하늘 높이 날아갔다.

 


 

아서가 올라가자, 교착상태의 오즈와 미스라가 있었다. 상태를 엿보는 듯한 오웬과 브래들리의 모습도 있다.

다른 중앙의 마법사들과 스노우, 화이트는 헤이갈 씨를 방패 삼은 모습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자

아서, 다치지는 않았나요!?

 

아서

네, 전 괜찮아요. 시녀들도 피난시켰습니다.

그보다 아까의 폭발음은?

 

현자

오즈와 미스라의 마법이 부딪친 소리예요.

 

오즈

.......

 

미스라

이제 슬슬 지겨워졌어...

 

오웬

동감. 슬슬 이 놈의 겁내는 얼굴도 싫증나기 시작했어.

자, 오즈의 영혼 파편을 넘겨. 네가 가지고 있잖아.

 

헤이갈

오즈의 영혼 파편...? ...아, 알겠네...!

알겠으니까 모두에게 위해를 가하지 말아주게...!

 

헤이갈 씨는 떨리는 손으로 품에서 손바닥 정도의 주머니를 꺼내어 그들에게 내밀었다.

브래들리와 오웬이 흥미로운 듯이 그 내용물을 들여다본다.

 

오웬・브래들리

.......

...하?

 

하지만 한 박자 뒤에, 두 사람에게서는 얼빠진 소리가 새어나왔다.

 

브래들리

...뭐냐, 이건. 이게 어디가 오즈의 영혼 파편이란 거냐?

낡고 상처투성이인 결정거북의 등딱지잖아.

 

오웬

뭐야, 이 쓰레기는. 이런 걸 너는 그렇게 소중히 품에 넣고 다녔다는 거?

 

오웬 일행은 독기가 빠진듯이 거북의 등딱지를 보고, 이윽고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오웬

하하하! 바보같아, 인간은 이걸 오즈의 영혼 파편이라 생각하는 거야?

 

브래들리

아하하! 오즈 놈, 인간에게 거북이라 여겨지는 거냐고.

 

그들은 배를 붙잡고 웃으면서, 평범한 거북의 등딱지를 가지고 논다.

 

브래들리

이 몸이 말한대로잖냐. 야, 누구였지?

이런 걸 진짜라 생각하고 의기양양해하던 거 말이야.

 

오웬

걸작이네. 분명 미스라였어.

그 놈도 얼빠진 구석이 있으니까.

 

미스라

무슨 말인가요?

 

브래들리

우왓, 너. 오즈를 상대하고 있던 거 아니었냐고!

 

미스라

당신들이 내 이름을 불렀잖습니까.

 

오웬

부를 리가 없잖아. 뭐어, 이야기는 했지만 말야.

너, 거북이 좋아해? 느릿느릿하고 얼빠진 점이 너랑 닮았네.

 

미스라

하?

 

브래들리

자, 오즈의 영혼 파편을 줄 테니까 화 내지 말라고.

 

미스라

...이 거북의 등딱지가 오즈의 영혼 파편? 날 얕보는 겁니까.

역시 죽이는 수밖에 없나.

 

미스라・오웬・브래들리

.......

 

세 사람 주변 공기가 급속히 차가워진다. 헤이갈 씨는 그 모습에 파랗게 질려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 질렀다.

 

헤이갈

도, 도와...!

 

아서

헤이갈! 나에게 힘껏 손을 뻗어!

이 빗자루로 옮겨 타는 거야!

 

헤이갈

...!

 

오웬의 빗자루에 접근한 아서를 북쪽의 마법사들이 성가시다는 듯이 노려본다.

 

아서

괜찮아. 무슨 일이 있어도 떨어뜨리지 않아.

나를 믿어!

 

헤이갈

...네, 네!

 

오웬

시끄러워.

 

헤이갈

우왓...!

 

완전히 흥이 깨진 모습의 오웬은 헤이갈 씨의 등을 툭하고 밀었다.

마치 짐이라도 떨어뜨리는 듯한 가벼움으로.

헤이갈 씨의 몸이 공중에 던져진다. 하지만 그의 동요는 한 순간뿐이었고, 곧장 아서를 향해 손을 뻗었다.

 

헤이갈

아서 님...!

 

아서

...읏!

 

빗자루의 스피드를 올린 아서가 그 손을 강력하게 붙잡는다.

그리고 그대로 그를 끌어당겨 자신의 빗자루로 받아냈다.

 

현자

다, 다행이다...!

 

오즈

.......

 

충격으로 흔들린던 빗자루를 똑바로 하고 안심하며 웃는 그들을 보면서, 오즈는 아무 말 없이 마법도구를 손에 쥔다.

그리고 차가운 시선으로 그 마법도구를 미스라 일행을 향한 채 주문을 외운다.

 

오즈

《복스노크》

유성이 걸린 다리의 랩소디~중앙 나라&북쪽 나라~

 

아서

나는 납치당한 게 아니야. 그날 밤, 나는 신비한 힘으로 유성처럼 하늘을 날아 북쪽 나라까지 이끌렸어.

하지만 나는 미아가 되어버리고 말았지. 별의 바다를 헤엄치면서, 외로움에 떨고 있었어.

그때 나를 발견해준 분이 오즈 님이야.

그대로 혼자 있었으면 떨고만 있는 채로, 분명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거야.

 

오즈

.......

 

아서는 소중한 기억을 그리워하듯이 오즈를 보고, 헤이갈 씨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그 눈동자에, 슬픔은 없었다.

 

아서

그러니까 그대에게 죄 같은 건 없어. 결코 그대 때문이 아니니까.

 

아서는 헤이갈 씨를 살짝 그러안았다.

그는 상냥한 거짓말을 했다. 헤이갈 씨도, 왕비 님도, 오즈도, 누구도 상처입게 하고싶지 않다고 바라듯이.

그리고 헤이갈 씨에게서 천천히 떨어진 뒤, 보물상자를 여는 아이처럼 아서는 밝게 눈을 빛냈다.

 

아서

...떠오른 게 있어.

북쪽 나라의 맑은 밤하늘에 펼쳐진 별들을 보고, 나는 그대에게 배운 별의 노래를 불렀어.

 

헤이갈

별의 노래...

 

아서

그래. 반짝이는 밤하늘을 악보삼아 하나 둘 별을 세던 노래 말이야.

기억하고 있나?

 

아서는 그리운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하늘에 펼쳐진 별을 올려다보았다.

그런 그의 옆모습을 보고, 헤이갈 씨도 눈매가 부드러워진다.

 

헤이갈

기억하고 있고 말고요. 그렇지만 전하께 그 말놀이를 알려드린 건 제가 아닙니다.

 

아서

응...?

 

놀라서 눈을 깜빡이는 아서에게 헤이갈 씨는 미소지었다.

 

헤이갈

별의 노래는 왕비 님께서 전하께 알려드린 노래입니다. 저 다리를 폐하와 세 분이서, 손을 잡고 걸으면서.

 

아서

어머니가, 나에게...?

 

그때, 갑자기 날려버릴 듯한 폭풍이 우리들의 눈앞에서 일었다.

 

헤이갈

우와악!?

 

아서

윽, 헤이갈!

 

???

오즈의 영혼 파편이 있는 곳을 알아냈네요.

 

거칠게 부는 바람 속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목소리가 난 방향을 올려다보자, 헤이갈 씨를 안아든 미스라가 밤하늘에 유연하게 군림해 있었다.

가까이에는 브래들리와 오웬의 모습도 있었다.

 

브래들리

그래. 귀찮은 봉사활동을 열심히 한 보람이 있었다고.

 

오웬

정말, 기다리다 지쳤어. 드디어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네.

있지, 헤이갈. 오즈의 영혼 파편, 네가 가지고 있다며?

불쌍하게도. 그것 때문에 너는 나쁜 걸 끌어당긴거야.

실제로 지금, 나쁜 마법사에게 붙잡혀서 안 좋은 꼴을 보기 직전이고.

 

헤이갈

...!!

 

브래들리

아하하! 겁주지 말라고, 오웬.

할아범, 안심하라고. 떨면서 잠드는 밤은 오늘로 끝이다.

우리가 너를 해방시켜 줄테니까 말이지.

자, 얌전하게 오즈의 영혼 파편을 넘겨. 안 그러면 최악의 악몽을 지금부터 맛보게 될거라고.

 

말에 냉혹함을 담아 그들은 헤이갈 씨를 위협한다.

 

아서

윽, 시종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카인

다들, 이쪽이야!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도 내가 안전한 장소로 옮겨...

 

그림 속의 스노우

기다리거라, 카인! 우리는 도망치지 않아도 괜찮다네!

 

그림 속의 화이트

그보다 우리를 미스라 일행의 곁으로 옮겨주게.

 

그림 속의 스노우・화이트

장난이 지나치면 어떻게 되는지, 알게해 줄 필요가 있겠구먼.

 

카인

...알겠어! 바로 옮겨줄게.

 

카인은 진지한 표정으로 끄덕이고, 성 사람들에게 피난을 지시하면서 그림을 안고 빗자루로 날아간다.

 

리케

헤이갈 선생님!

 

리케도 빗자루에 올라 미스라 일행을 쫓는다,

 

오즈

현자.

 

현자

아, 오즈...!

 

오즈

...손을.

 

나는 그에게 달려가 내밀어진 커다란 손을 붙잡는다.

그가 긴 지팡이로 지면을 한 번 찌르자, 지팡이 전체가 신비한 빛을 띠더니 그의 기다란 머리카락이 두둥실 날아올랐다.

 

오즈

《복스노크》

 

오즈가 주문을 외우자, 팽팽히 긴장된 공기가 주변을 뒤덮는다.

그리고 오즈는 나를 빗자루 앞자리에 태우더니 기세 좋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카인

미스라, 멈춰! 헤이갈 경을 빨리 풀어줘.

 

미스라

싫은데요.

 

카인

큭, 이...!

 

그림 속의 스노우・화이트

카인, 우리에게 맡기거라.

 

스노우・화이트

으음음... 됐어, 나왔다!

미스라여. 이 이상, 마음대로하게 두진 않겠네.

 

 

스노우

오늘 밤은 그대들이 너덜너덜해져 울면서 사과할 때까지 우리가 상대해주지.

 

휘감기는 바람에 검은 의상을 날리면서, 그림에서 뛰쳐나온 스노우가 냉담하게 선언한다.

 

스노우

못된 장난의 도를 넘은 바보들에게는, 두 번 다시 잊을 수 없을 정도의 벌을 주지 않을 수 없겠구먼.

 

스노우・화이트

《노스콤니아》

 

미스라

칫... 《아르시무》

 

헤이갈

허억...!

 

무시무시한 마법의 공방을 눈앞에서 목격해 안색이 파래진 헤이갈을 보고, 아서 일행이 미스라를 다그쳤다.

 

카인

두, 두 사람 다! 좀 더 힘을 빼!

헤이갈 경이...!

 

스노우・화이트

데헷! 너무 지나쳐버렸당.

 

아서

헤이갈...! 기다려, 지금 구할게!

 

미스라

귀찮네.

...당신까지 온 건가요. 오즈.

 

오즈

.......

 

미스라는 성가시다는 듯이 오즈를 노려보고, 오웬의 빗자루에 몸을 실었다.

 

미스라

오웬. 이 사람은 당신이 맡아주세요.

 

오웬

뭐?

 

헤이갈

우와악!

 

오웬에게 헤이갈 씨를 공중에서 던지듯이 떠맡긴 뒤, 미스라는 마법도구를 손에 쥐었다.

 

미스라

오즈. 미스라는 맡기겠네.

 

오즈

아아.

 

화이트

현자 쨩이 함께 있으니까 위험한 짓은 적당히 하게나!

 

오즈

...아아.

 

현자

오, 오즈? 잠깐 멈칫했던 것 같은 건 기분 탓인가요?

 

화이트

오웬과 헤이갈은 우리가 쫓아가겠네. 카인, 아서, 출발합세.

 

아서・카인

네!

 

오즈

...네놈들의 목적은 뭐지.

 

미스라

그건... 어라, 뭐였더라.

 

현자

엑, 잊어버린 거예요?

 

미스라

으음. 분명 오즈의 영혼이 어떻다던가...

...뭐어, 아무래도 좋나. 어쨌든 내 제일의 목적은 당신을 죽이는 것이니까.

《아르시무》

 

오즈

《복스노크》

 

현자

꺄악----!!

 

오웬

칫... 저 놈, 정말 제멋대로란 말이야.

나에게 짐을 떠맡기다니.

 

카인

오웬!

 

아서

헤이갈을 놔줘!

 

오웬

...아아, 불쌍한 너를 구하러, 기사 님과 왕자 님이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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