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이 걸린 다리의 랩소디~중앙 나라&북쪽 나라~
스노우
아서여, 다리를 바라보며 무얼 하고 있었느냐. 산책 중인가?
아서
스노우 님!
네, 그러던 중입니다. 스노우 님은 혼자 오신건가요?
스노우
음. 지금 북쪽의 마법사들은 비교적 진지하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일세.
화이트에게 맡기고 왔다네.
아서
하하, 그거 다행이군요.
스노우
감개무량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구나. 이곳은 그대에게 있어서 무언가 인연이 있는 장소인건가.
아서
...네.
제가 아직 어릴 무렵 아버지, 어머니와 셋이서 이 다리를 건넜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를 가운데에 두고, 오른손은 아버지께서 왼손은 어머니께서 잡아주셨어요.
...따뜻하고 간지러워서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때의 일을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스노우
그대가 오즈와 만나기 전의 일이구먼.
아서
네. 저는...
스스로가 축복 받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시고, 오즈 님이나 스노우 님과 같이 소중한 동료들이 함께 있어요.
그러니까 이 이상 무언가를 바라는 건 이기적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언젠가, 다시 셋이서 이 다리를 건널 수 있게 된다면...
그런 걸, 바라게 되어버려요.
스노우
.......
아서여, 쓸쓸한 얼굴을 하지 말거라.
나는 그대의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해.
자신으로선 다루기 힘든 미지의 힘을 품은 아이는 두려운 법일세. 하지만 결코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라네.
나에게 있어서 오즈가 그랬던 것처럼 말일세.
아서
오즈 님이...?
스노우
음. 마치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맹수를 상대하는 듯한 기분이었다네.
그야말로 만났을 때는 의사소통을 하는 것조차 어려워서, 대단히 고생했다네.
아서
...두 분께선 오즈 님을 놓고 싶어진 적이 있으셨나요?
스노우
그건 물론, 셀 수 없을 정도지.
아서
.......
스노우
그 녀석은 어릴 때부터 세상을 멸망시킬 정도의 강대한 마력을 품고 있었다네.
오즈의 기분이 상하면 우리 따윈 아주 쉽게 죽어버렸을테지.
그래서 어떻게든 그 녀석을 따르게 할 필요가 있었다네. 그 때문에 공포를 극복한 게지.
물론 그건 오즈를 위해서가 아닌, 어디까지나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네. 호호호, 그닥 칭찬받을 이야기는 아니구먼.
아서
.......
스노우
아서여, 용서하라고는 말하지 않겠네. 그대의 어머니는 그럴만한 잘못을 저질렀어.
그러나 버려진 슬픔에 갇혀있지 말게나. 그대는 먼지가 아닌, 별에서 떨어진 유성의 아이.
세차게 불타는 유성을 받아내지 못하듯이 그대를 품지 못한 것 뿐일세.
그저 한 명의, 최강의 마법사를 제외하곤 말이지.
아서
스노우 님...
스노우
호호호. 우리가 보기에는 오즈가 아이를 키운다는 게 뒤집어질 정도로 의외였으니까 말이네!
아서. 그대가 바란다면 언젠가 어머니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게야.
조금 머나먼 길이 될지도 모르지만 말일세.
하지만 불안할 필요는 없다네. 방금도 스스로 말하지 않았는가.
그대의 곁에는 오즈와 우리들이 있다네. 우리는 그대를 지켜보는 것 정도는 식은 죽 먹기라네.
아서
...감사합니다. 뭐랄까,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아요.
별을 세는 노래도, 북쪽 끝의 극광도, 오늘밤의 불꽃놀이도, 저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받은 말들을 소중히 가슴에 품으면서.
이윽고 날이 저물고, 헤이갈 씨의 송별회가 시작되었다.
형형색색의 꽃이 피는 성의 안뜰에는 각각의 테이블에 하얀 식탁보가 펼쳐져 셀 수 없을 정도의 음식이 늘어서 있다.
화려한 모습은 송별회라기보다,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것처럼도 보였다.
리케
브래들리 일행은 어디로 간 걸까요. 봉사활동은 끝났을까요?
카인
스노우 님, 화이트 님. 그 녀석들의 감시는 이제 끝난거야?
그림 속의 스노우・화이트
괜찮다네 괜찮아. 호화로운 식사에 이끌려서 금방 돌아올 거라네.
무사히 파티도 시작되지 않았는가!
현자
(싫증났구나...)
주변을 둘러보자, 커다란 테이블 옆에서 아서가 헤이갈 씨를 반기고 있었다.
아서
헤이갈, 지금까지 수고 많았어. 고향에 돌아가도 몸조심 하고.
기회가 있다면 언제라도 성으로 놀러와도 돼. 다들 기쁘게 맞아줄거야.
헤이갈
...감사합니다.
아서에게 대답하는 헤이갈 씨는 왠지 깊이 생각에 잠긴 것처럼 보였다.
아서
헤이갈? 왜그래?
헤이갈
아서 님...
.......
헤이갈 씨는 갑자기 고개를 푹 숙였다.
헤이갈
지금까지 중대한 일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서
무, 무슨 일이야. 숨기고 있었다니...?
헤이갈
실은... 아서 님께서 북쪽 나라로 납치되셨던 것은 제 탓입니다.
오즈
.......
그 말에 오즈는 느릿한 동작으로 헤이갈 씨를 보았다. 헤이갈 씨는 괴로운 듯이 말을 잇는다.
헤이갈
...제가 옛날, 어린 아서 님께 부적을 건넸던 것을 기억하고 계십니까.
오즈의 영혼 파편이라 불리던, 마귀 퇴치의 부적 말입니다.
아서 님께서 오즈에게 납치당했다고 들었을 때, 저는 겨우 자신의 죄를 깨달았습니다.
제가 그것을 건넸기 때문에, 당신께서 북쪽 나라로 끌려가버린 것이라고.
그것을 알고나서 오즈의 영혼 파편은 제가 계속 갖고 있었습니다... 더이상 누구도 같은 처지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
용서해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제 경솔한 행동을, 무례를, 진심으로 사죄하게 해주십시오.
제가 얕은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서 님께서 끌려가는 일은 없었을텐데...!
헤이갈 씨는 깊이 고개를 숙인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 일을 밝히기 위해서 상당한 각오를 한 것이겠지.
아서
...그대가 나를 피한 건 그 이유였던 건가.
헤이갈
네... 자신의 죄를 생각하면 면목이 없어서, 아서 님의 얼굴을 떳떳하게 볼 수 없었습니다.
아서
그렇군...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내가 없어진 건 그대 탓이 아니야.
아서의 말에 헤이갈 씨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불안한 기색인 그에게 아서는 온화하게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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