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이 미소짓는 온실의 랩소디~동쪽 나라&중앙 나라~

 

성을 대강 한바퀴 돌아본 후 드디어 수업이 시작되었다.

전날의 수업과는 반대로 오늘은 오즈가 선생 역할을 맡았다.

 

오즈

그럼 훈련을 시작한다.

《복스노크》

 

오즈가 지팡이를 쥐고 주문을 외운다. 금세 블랑쉐 성이 눈부신 빛에 휩싸였다.

 

오즈

이게 수호 마법이다.

 

시노・네로

오오.

 

히스클리프

대단해...

 

오즈

.......

 

시노・히스클리프・네로

......?

 

오즈

해봐라.

 

시노・히스클리프・네로

엑!?

 

파우스트

이, 이것뿐인건가?

 

오즈

이것뿐이다.

 

네로

에엑...?

 

히스클리프

중앙 나라의 수업은 항상 이런 느낌이야?

 

아서

그런 느낌이야. 우선 오즈 님께서 시험을 보여주시고 우리가 그걸 따라하지.

 

리케

오즈는 말주변이 없어서 말로 잘 설명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카인

배우기보다 익숙해지라는 거지.

 

시노

생각보다 조잡하군. 하지만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단 편해.

분명, 이런 느낌인가... 《맛차 스디파스》!

 

네로

우선은 몸으로 익히라니, 아무리 봐도 북쪽 같은 사고방식이라고.

어디보자... 《아도노디스 옴니스》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시노와 네로는 요령 좋게 순응해갔다.

 

히스클리프

《레프세바이블프 스노스》 ...으윽.

틀렸어. 잘 안 돼...

 

평소와는 다른 수업 방식에 적응이 잘 안 되는지, 히스클리프는 고전하는 기색이었다.

 

오즈

불필요한 힘이 많이 들어갔다. 이 땅에 머무르는 정령의 기척을 의식하고 동조해라.

이곳은 네 고향이지. 정령도 너의 마법이 익숙할거다.

본래라면 여기 있는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을 터.

 

히스클리프

네, 넵.

 

그 후에도 훈련은 계속되었지만 초조해서인지, 히스클리프는 끝내 상태가 회복되지 않았다.

 

오즈

오늘은 여기까지.

마력의 발로가 아직 불안정하다. 실전으로 옮길 단계가 아니다.

 

파우스트

그렇군... 수호 마법의 실전은 조금 더 훈련을 거듭한 뒤에 하도록 하지.

 

히스클리프

네... 감사합니다.

 


 

현자

하아, 엄청나게 진수성찬이었어. 좀 많이 먹었나...

.......응?

 

저녁을 먹은 후 복도를 걷고 있자, 전방에 카인과 파우스트가 동행하여 걷고 있는 것이 보였다.

 

현자

(좀 의외인 조합이네... 어디로 가는 걸까)

파우스트, 카인. 좋은 밤이에요.

 

파우스트

현자?

 

카인

여어, 아키라인가.

 

현자

두 분이 함께 계시다니 좀 신기하네요. 어딘가로 외출하시나요?

 

파우스트

아아, 아니.

 

카인

외출이라고 해야하나.

 

히스클리프

카인, 파우스트 선생님. 기다리게 만들어 죄송해요.

...아, 현자 님도 계셨군요.

 

현자

히스?

 

내가 무슨 일인지 묻기 직전에 히스클리프는 난처한 듯이 웃었다.

 

히스클리프

제가 두 사람에게 부탁했어요. 지금부터 방에서 수호 마법 복습을 할 건데 함께해줬으면 좋겠다고.

 

현자

복습이요?

 

히스클리프

네. 시노와 네로는 잘 되는데, 제가 뒤쳐지는 바람에 진도를 나가지 못하게 되었으니까요.

함께 수업을 듣는 중앙의 마법사들에게도 미안해서...

 

카인

그런 거 신경 안 써도 되는데. 좀 더 뻔뻔해져도 될 정도야.

 

그렇게 말하고나서 소년같은 얼굴로 히스클리프를 팔꿈치로 쿡쿡 찌른다.

 

카인

그래도 지기 싫어하는 점이 있다는 거, 난 알고 있었다고. 시노와 아서에게 지기 싫다는 마음도 있는 거잖아?

 

히스클리프

그, 그런 거...

.......아니, 미안. 있을지도.

 

카인

아하하!

 

파우스트

솔직해서 좋군.

 

무심코 우리는 웃음을 흘렸다. 그의 숨겨두었던 승부욕과, 그것을 인정하는 솔직함이 좋았다.

 

카인

마법관에 막 왔을 무렵의 히스는 잘 자란, 내성적인 도련님 같은 인상이 강했지.

그래도 지금은 원래 모습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어. 난 아주 기쁘게 생각해.

 

동의하듯 파우스트가 히스클리프 쪽을 본다.

 

파우스트

히스클리프의 소극적인 성격도 있지만, 그 잭이라는 남자의 잘못도 있다.

그 녀석은 스승을 자처하면서 히스클리프에게 거만하게 굴거나 잘난 체 하며 부려먹었어. 당연히 위축이 되겠지.

 

현자

그랬던 건가요?

 

파우스트

그래. 아마 현자의 마법사로 발탁되어 다른 강한 마법사들과의 실력차가 드러나게 되는 걸 무서워하고 있었겠지.

자신은 위대한 마법사라고 믿게 만드는 데 필사적이었으니까 말이야. 약하다는 걸 들키지 않도록 일부러 으스대며 허세를 부리고 있었던 거다.

 

현자

히스, 힘들었겠네요...

 

히스클리프는 쓴웃음을 띠웠다.

 

히스클리프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나쁜 것만은 아니었어요. 카인이 친구가 되고, 매번 저를 도와주고...

평소에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싫어하는 파우스트 선생님께서도 제 입장을 신경 써주셔서, 마법에 관해 여러 지도를 해주셨어요.

제가 마법관에서 어떻게든 잘 헤쳐나올 수 있었던 것도 카인과 파우스트 선생님 덕분이에요. 두 분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카인

.......

새삼스럽게 그러니 부끄럽네.

 

파우스트

별로 감사를 받을 정도의 일은 아냐.

 

카인은 코를 비비고, 파우스트는 부끄러움을 감추듯 안경을 밀어 올렸다.

 

파우스트

잘 해내 온 건 네가 겸손하고 현명했기 때문이다. 집안이나 환경을 내세우지 않고, 항상 성실하고 상냥했어.

 

카인

맞아맞아. 히스는 처음부터 누구에게도 예의 바르고 성실했지. 잘난 척하지도 않고, 좋은 녀석이구나 감탄했다고.

 

히스클리프

그, 그런...

 

이번에는 히스클리프가 부끄러하는 차례였다. 꽃다발을 서로 교환하는듯한 분위기에 간지러운 기분이 든다.

 

현자

...앗, 죄송해요. 제가 방해하고 말았네요.

저 슬슬 돌아갈게요.

 

카인

아키라, 방까지 배웅해주지 않아도 괜찮아?

 

현자

바로 앞이니까 괜찮아요. 복습, 힘내세요.

 

히스클리프

감사합니다.

 

그들은 그대로 히스클리프의 방 쪽으로 떠나갔다. 늘어선 세 사람의 등에는 경계심이 하나 없는 편안함이 있었다.

 

현자

(그러고보니 시노는 논외로 치고서도, 다른 마법사들에 비해 카인과 파우스트는 히스와 꽤 오랫동안 잘 지내네...)

(그렇기 때문에 저 둘에게 복습을 부탁한 걸지도)

 

카인과 파우스트는 불안할 때에 지탱해준, 믿음직한 존재인 것이겠지.

 

현자

(히스의 훈련, 잘 됐으면 좋겠다...)

 

그들이 툭 터놓고 한 대화를 흐뭇하게 회상하면서 나도 방으로 돌아갔다.

석양이 미소짓는 온실의 랩소디~동쪽 나라&중앙 나라~

 

감정이 담긴 아서의 말을 히스클리프는 얌전하게 듣고 있었다.

 

시노

그 마법, 알려줘. 블랑쉐 성에 수호 마법을 걸고싶어.

 

히스클리프가 퍼뜩 고개를 든다. 곧바로 그도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히스클리프

저기, 저도 알려주셨으면 해요.

 

머뭇거리며 말한 주장이었지만 눈빛에 강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리케

두 사람은 블랑쉐 성을 지키고싶으신 거죠. 그렇다면 그랑벨 성과 똑같이 오즈가 수호 마법을 걸어드리면 좋지 않을까요?

 

히스클리프는 고개를 저었다.

 

히스클리프

그게 가장 안전할지도 모르지만 중앙의 마법사가 직접 블랑쉐와 연관되면 외교적인 문제를 야기할지도 몰라.

거기다 나한테 소중한 고향이니까... 나 자신이 그 마법을 배워서 스스로의 힘으로 지킬 수 있게 되고싶어.

 

현자

히스...

 

아서

그 마음은 잘 알아. 나도 소중한 장소를 지킬 수 있게 되고싶다고 항상 바라고 있으니까.

 

카인

입장이나 나라가 달라도 두 사람의 마음은 분명 똑같을거야.

 

아서

어떠신가요, 오즈 님. 히스클리프 일행에게도 수호 마법 훈련을 해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오즈

...파우스트가 승낙한다면.

 

마법사들이 일제히 파우스트를 본다. 반짝반짝 기대하는 눈동자가 그를 둘러쌌다.

 

아서・리케・카인

.......

 

시노・히스클리프

.......

 

파우스트

........

뭐 중앙의 마법사들의 수업에 지장이 가지 않는다면...

 

아서・시노・리케・카인

아싸!

 

히스클리프

선생님, 감사합니다.

 

어쩔 수 없이 승낙한 파우스트는 애매하게 끄덕이며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로

거절할 수 없지, 저건.

 

현자

아하하. 무심코 끄덕여지죠.

 

카인

그렇게 정해졌으면 계획을 세워야지. 언제로 할래?

그쪽의 일정을 알려줘.

 

리케

현자 님도 오시는거죠? 무척 기대돼요!

 

갑작스럽게 결정된 합동훈련에 학생들은 완전히 들떠 있었다. 문득 시노가 씨익 웃으며 입을 연다.

 

시노

있잖아. 이왕 할 거면 우리도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해보자고.

 

중앙의 마법사들

?

 

파우스트・히스클리프・네로

실전...?

 


 

며칠 후. 동쪽과 중앙의 마법사들은 합동훈련을 위해 히스클리프의 고향인 블랑쉐 성을 방문했다.

수호 마법을 배운 후 곧바로 성에 걸어버리자는 생각인 것 같았다.

 

현자

(확실히 가장 실전에 가깝네...)

 

시노

좋은 생각이지? 블랑쉐 성을 지키기 위한 수업이니까 말이야.

 

파우스트

합리적이긴 하지만...

 

네로

네 행동력에는 놀란다고.

 

카인

뭐, 괜찮지 않아? 우리도 그랑벨 성에서 훈련하고 있으니까.

 

오즈

나쁘지 않군. 실물을 앞에 두는 게 마법적인 감각을 익히기 쉬워지니.

 

리케

히스클리프의 가족분께서 흔쾌히 응해주셔서 다행이에요.

 

아서

맞아. 훈련의 허가뿐만 아니라 이렇게 옷까지 준비해주실 줄은...

멋진 부모님이시네.

 

히스클리프

거창해져버려서 죄송해요. 오늘 일을 얘기했더니 두 분 모두 기뻐하셔서...

 

같은 현자의 마법사들인 데다, '아들이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라며 히스클리프의 부모님은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성에 머무는 동안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모두에게 갈아입을 옷을 준비해줄 정도였다.

히스클리프는 민망한 듯했지만 우리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히스클리프

괜찮다면 수업 전에 블랑쉐 성을 안내해드려도 될까요?

다들 몇 번 방문하신 적이 있지만 수호 마법을 걸기 위해서라도 성 안을 자세히 봐두는 편이 좋을테니까요.

 

카인

오 좋네. 히스가 어떤 곳에서 자랐는지 다시 한 번 꼼꼼하게 봐두고 싶었거든.

 

시노

너희들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대단히 아름다운 블랑쉐 성을 도련님께서 직접 안내해주시는 거니까.

집중해서 감사히 보고 눈에 새겨두도록.

 


 

히스클리프와 시노에게 안내받아 우리들은 블랑쉐 성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아름다운 성과 우아한 별채, 훌륭하게 꾸며진 정원 풍경... 그러던 도중, 갑자기 리케가 발걸음을 멈췄다.

 

리케

저기, 저건 뭔가요?

 

안뜰 한쪽에 작은 건물이 보였다. 소박한 벽돌조로, 커다란 창문이 눈길을 끌었다.

아담하고 귀여운 인상이었다.

 

현자

저건...

 

카인

헛간 아니야?

 

히스클리프

아니야. 지금은 그렇게 돼버렸지만...

원래는 오랑제리야.

 

현자

오랑제리?

 

히스클리프

온실이에요. 옛날에 추위에 약한 식물을 키울 목적으로 세웠다고 들었어요.

 

파우스트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건가? 그렇게 오래되어 보이진 않는데.

 

히스클리프

실은 스승님이 출입하게 되고나서는 거의 그의 창고처럼 되어버려서...

 

네로

스승이라면 히스와 시노가 마법을 배웠다는 놈이구나. 분명 잭이라고 했던가.

 

히스클리프

응. 직접 가져온 짐을 둘 장소가 필요하다고 해서 스승님이 쓰게 되었어.

위험한 마도구도 있으니까 이 장소에는 누구도 들이지 말라고 자주 말하셨어.

그것 때문에 아직도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로 방치되어 있는 것 같아.

 

시노

저긴 히스 도련님이 좋아하는 장소였지.

스승이 독점하기 시작했을 때 한동안 풀죽어 있었잖아?

 

히스클리프

그렇지 않아.

 

시노가 놀리자 히스클리프는 곤란한듯이 웃었다.

 

시노

그래도 이제 그 놈은 없어. 이대로 놔둘 필요는 없단 말이지.

이번 기회에 안을 정리해두는 게 좋지 않나.

 

히스클리프

앗, 기다...!

 

오랑제리의 문에 손을 대려고 하는 시노를 히스클리프가 제지했다.

 

시노

히스?

 

히스클리프

...그게, 스승님이 어떤 무서운 마도구를 놔뒀는지 모르는데다 정리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잖아.

이 다음에 훈련도 있으니까 오늘은 그만두자.

 

카인

뭐어, 가까이 가지 말라고 경고까지 했을 정도니까.

 

네로

위험한 게 섞여있지 않다고 단정할 순 없기도 하고.

 

오즈

.......

 

오랑제리를 바라보고 오즈가 입을 연다.

 

오즈

어떤 기척이 있다. 하지만 대단한 건 아니다.

 

시노

그래?

 

파우스트

어쨌든 본래 목적은 그게 아니니까. 예비 조사를 마치고 어서 수업을 시작하도록 하지.

석양이 미소짓는 온실의 랩소디~동쪽 나라&중앙 나라~

 

히스클리프

...여긴...

아아, 그 장소인가. 석양이 비쳐드는 따뜻한...

그립네. 어릴 때 석양이 질 때 여기서 조용히 책을 읽는 게 좋았었지.

옆에는 언제나 나와 닮은 친구가 미소짓고 있었던 것 같은...

 


 

히스클리프

...윽!

방금 그건...

 

시노

히스, 자고 있나?

곧 수업이 시작한다. 늦으면 파우스트가 시끄럽게 군다고.

 

히스클리프

엑, 벌써 그런 시간이야?

미안, 금방 준비할게.

 


 

파우스트

지금부터 답안지를 배부하겠다. 각자 마감시간까지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아서・리케

네!

 

카인

왠지 기합이 들어가네. 완전히 시험이라는 느낌이야.

 

시노

하아. 중앙 놈들이 같이 한대서 실기라 생각했더니.

 

히스클리프

실기훈련은 이전에 막 했던 참이잖아. 그래도 시험인가...

좀 긴장되네.

 

네로

선생, 역시 나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

 

파우스트

당연하지. 연장자다운 점수를 받기를.

 

오늘은 동쪽과 중앙의 마법사들의 합동 훈련.

중앙에는 필기시험 같은 마법 공부를 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아서와 리케의 희망으로 함께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모습을 나와 오즈는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오즈

.......

 

현자

(왠지 참관 수업 같아...)

 

파우스트

좋아, 시작.

 

필기구를 손에 든 마법사들은 일제히 문제지를 넘긴다.

 

현자

그러고보니 중앙의 마법사들은 갑자기 시험을 치르게 됐는데 괜찮은 걸까요. 오즈의 수업에는 이론 수업이 별로 없죠?

 

목소리를 낮추고 옆에 있는 오즈에게 묻는다.

 

오즈

파우스트가...

.......

작게 말하는 게 좋은건가.

 

현자

그, 그렇네요. 수업중이니까 가능하면...

 

오즈

...파우스트가 직접 만든 참고자료를 건네줬다.

중앙의 마법사들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수업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현자

그렇군요, 그렇게 된 거군요. 역시 파우스트...

 

아서

어려운 문제들 뿐이네. 공부한 보람이 있어.

 

리케

으으, 어려워... 그래도 미틸과 연습했던 글자를 많이 쓰는 건 기뻐요.

 

카인

오. 이 문제 본 기억이 있어.

어제 더 열심히 자료를 읽어뒀으면 좋았을텐데.

 

네로

실화냐고... 전혀 모르겠어.

 

시노

전부 본 적 없는 문제다...

 

중앙의 마법사들은 고전하면서도 즐거운듯이, 시노와 네로는 머리를 쥐어짜내면서 답안지를 채우고 있었다.

 

히스클리프

........

 

모두가 일희일비하는 와중, 혼자 잠자코 시험에 임하는 히스클리프의 조용한 옆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파우스트

시간 종료다. 답안지를 걷겠다.

 

시노

드디어 끝났나...

 

네로

하아, 어깨가 뻐근해.

 

현자

수고하셨어요. 시험은 어땠나요?

 

아서

어려운 문제도 있었지만 전부 적었습니다.

 

카인

나도야.

 

리케

저는 몇 개 적지 못했지만 그래도 잘한 것 같아요.

 

현자

세 분 모두 대단하네요.

 

리케

에헤헤, 채점결과가 기대돼요!

 

시노

난 무서워.

 

네로

동감이야.

 

파우스트

그러고보니 카인, 수업중에 몇 번이나 펜을 굴리던데...

 

히스클리프

앗, 나도 좀 궁금했어. 어떤 의미가 있어?

 

카인

그거? 완전 모르는 객관식 문제는 펜이 굴러가는 걸로 정했어.

 

히스클리프・리케

어어?

 

카인

밑져야 본전이지. 혹시 맞으면 좋은 거잖아.

 

시노

그렇군. 좋은 생각인걸.

 

리케

정말, 치사해요. 그래서는 시험을 치는 의미가 없잖아요.

네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네로

하하, 그렇네.

(나도 몰래 했지만...)

 

오즈

파우스트, 감사를 표하지.

 

답안지를 정리한 파우스트에게 오즈가 말을 건다.

평소에 잘 하지 않는 형식의 수업은 오즈의 눈에도 신선하게 비친 것 같았다.

 

파우스트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냐. 오히려 이런 평소와 같은 수업으로 괜찮았던 건가?

 

아서

무척 유익한 시간이었어. 참가하게 해줘서 고마워.

이론 수업이란 건 신선하네. 히스클리프에게서 들은대로 역시 파우스트의 수업은 도움이 돼.

 

히스클리프

앗. 그게...

 

히스클리프는 당황하며 파우스트의 얼굴을 훔쳐본다.

 

카인

맞아. 파우스트는 좋은 선생이야.

 

리케

학교에 다니는 것 같아서 오늘은 무척 재밌었어요!

 

파우스트

...그런가.

 

파우스트는 조금 굳은 얼굴을 보일 뿐이었다. 자랑하지 않는 성격이기 때문인지 아무래도 어색한 것처럼 보였다.

 

시노

이렇게나 즐거운 듯이 시험을 치는 녀석이 있다니 믿어지지가 않아. 난 실기가 훨씬 좋은데.

 

히스클리프

아직도 그런 소리를...

 

카인

그렇다면 이번엔 동쪽의 마법사들이 우리 수업에 참가하면 좋지 않을까? 우리 수업은 실기 중심이라고.

 

시노

진짜인가? 나도 전부터 중앙 나라의 수업에는 흥미가 있었어.

오즈가 선생역할이니 강한 마법을 알려주는 거겠지?

 

네로

...오즈가?

 

히스클리프

우리의 선생님...?

 

설레하는 시노와는 대조적으로 히스클리프와 네로는 약간 주춤거렸다.

 

현자

(당황하고 있어...)

 

파우스트

실기 중심인가... 필기시험은 하지 않는 것 같지만 중앙 나라는 평소 어떤 수업을 하고 있지?

 

오즈

공격마법을 다루는 일이 많다. 하지만 최근엔 수호마법을 거는 훈련도 하고 있다.

직접 해보는 게 좋을 것 같기에, 종종 그랑벨 성에서.

 

히스클리프

그랑벨 성?

 

아서

응. 만약의 경우를 위해 강력한 수호마법을 걸어뒀어.

 

리케

그래도 저희가 건 마법은 오즈에게 금방 깨져버려요. 매번 엄청 실망해요.

 

오즈

그런 훈련이다.

 

카인

굉장하다고. 오즈가 수호마법을 건 장소는 우리 셋이서 마법을 사용해서 공격해도 먼지 한 톨 지나가지 못해.

아키라도 봤지?

 

현자

네. 그건 정말 대단했죠!

 

네로

그야 오즈의 수호마법이니까.

 

파우스트

깨뜨리려면 북쪽의 마법사들조차 애를 먹겠지.

 

아서

현자의 마법사의 임무는 다양하지. 유사시에 내가 반드시 성에 있다고 확신할 수 없어.

그럴 때에 소중한 장소를 지키기 위한 마법을 알게 된 건 커다란 배움이야.

 

히스클리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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