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이 걸린 다리의 랩소디~중앙 나라&북쪽 나라~

 

아서

내가 북쪽 나라에서 성으로 돌아오고부터는 소원해지게 된 거야.

오늘 대화한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고...

 

리케

그런 거였나요?

 

아서

응. 옛날엔 더 친했다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내가 마법사라는 걸 알게 되어서, 그를 당황하게 만든 걸지도 모르겠어.

 

현자

마법사라는 걸 알아서...?

 

아서

네. 오즈 님의 성에서 돌아왔을 때에는 제가 마법사라는 걸 다들 알고 있었던 것 같았거든요.

...저는, 그의 수업이 좋았습니다. 그에게서 배운 아름다운 말들도.

분명, 그에게서 배운 말장난이 있어서...

 

살짝 쓸쓸한 듯이 말하는 옆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담화실 밖에서 탁탁 가벼운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그림 속의 스노우・화이트

아서쨩 찾았다!

 

오즈

.......

 

구두 소리의 주인은 오즈였다. 왜인지 스노우와 화이트의 그림을 옆에 끼고 있다.

 

아서

오즈 님.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도, 무슨 일이신가요?

 

그림 속의 스노우

가끔은 그대와 느긋하게 대화를 하고싶어서 말이야. 요 근래 계속 공무나 의뢰로 바빴잖는가.

 

그림 속의 화이트

함께 오즈의 방에서 차라도 어떤가?

 

그림 속의 스노우・화이트

오즈 쨩도 '꼭 같이가자'고 말하고 있고~~!

 

오즈

...역시 데리고 오는 게 아니었다.

 

그림 속의 스노우

호호호. 그대도 평소 바쁜 아서를 신경쓰고 있었지 않나.

거기다 아까, 아서의 은사가 중앙의 성을 떠난다고 투덜댄 것도 그대일세.

아서가 슬퍼하진 않는지 걱정됐던 것이지?

 

아서

오즈 님, 감사합니다...

 

카인

하하, 잘됐네 아서. 모처럼의 권유야.

다녀오라고.

 

리케

저희들은 신경쓰지 마세요.

 

현자

네, 느긋하게 다녀오세요.

 

아서

감사합니다. 그럼, 감사히 호의를 받겠습니다.

 

아서는 한결 마음을 푼 듯이 웃으며 오즈 일행과 함께 담화실을 나갔다.

아서가 없어지자 방은 조금 조용해졌다. 이 틈을 타서 나는 조금 전의 대화에서 생긴 의문점에 대해 물어보았다.

 

현자

저기, 카인. 방금 전의 대화에서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헤이갈 씨는 마법사를 대하는 걸 힘들어 하시나요?

 

카인

아니...

어느 쪽이냐고 한다면, 마법사를 차별 없이 대해주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리케

그런건가요? 그럼, 어째서 아서 님과 헤이갈 선생님은 소원해지게 된 걸까요.

 

카인

그건 나도 신경 쓰였어. 그래서 똑같은 질문을 헤이갈 경에게 한 적이 있어.

어째서 아서 님을 피하는지, 당신은 아서 님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말이지.

 

현자

엄청나게 직설적으로 물어봤네요!

 

카인

물론, 나 개인으로서는 그를 좋아하고, 그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렇지만 아서 님의 신변에 부자연스러운 태도를 취하는 녀석이 있으면 그 이유를 확인하는 게 내 일이니까 말이야.

아서 님에게는 말하지 말아달라고 입막음 당해서 전하진 못했지만...

 

카인은 말을 끊은 뒤, 조금 망설이면서도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카인

아무래도 헤이갈 경은 어린 아서 님이 실종됐던 건,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듯해.

 

현자

자기 책임...?

(확실히, 아서는 왕비 님의 지시로 북쪽 나라에 버려졌을 터. 아서 본인에게서도 그렇게 들었는데...)

 

주제가 주제인만큼 머뭇거리는 나를 보고, 카인은 이해한 듯이 끄덕였다.

 

카인

헤이갈 경의 주장은 이거야. 그는 아서 님이 실종되기 전에 마귀를 쫓아내는 부적을 건넸다는 듯해.

오즈의 영혼 파편이라 불리는 건데, 그 때문에...

 

오웬

오즈의 영혼 파편이 뭐야?

 

카인

우왓!?

 

리케・현자

!?

 

깨닫고보니, 어느샌가 오웬이 카인의 뒤에 서 있었다.

 

카인

깜짝 놀랬어... 기척을 지우고 가까이 오지 말라고.

 

오웬

그것보다 오즈의 영혼 파편이라니 뭘 말하는 거야.

살짝 알려줘. 나한테만.

 

브래들리

다 들린다고, 오웬. 뭐야 그 불길한 이름은.

듣는 것만으로도 불쾌하기 짝이 없다고.

 

미스라

나도 듣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나요. 독차지할 생각인가요?

죽고 난 다음 뺏기는 게 좋나요?

 

오웬

칫... 기사 님이 늦장부리니까 귀찮은 것들한테 잡혀버렸어.

 

카인

내 탓이 아니잖아...

 

브래들리와 미스라까지 계속 모여들더니, 흥미진진한 얼굴로 카인을 둘러싼다.

 

현자

(뭐라고 할까... 행실 나쁜 불량배들한테 걸린 듯한 구도인걸...)

 

카인

오즈의 영혼 파편이라는 건, 어린 아서에게 가정교사가 건네준 마귀 퇴치의 부적을 말하는거야.

다만, 오즈의 영혼 조각이라 말해도 아마...

 

미스라

그거, 어디에 있는 건가요?

 

브래들리

어이, 나도 알고싶은걸.

 

오웬

있지... 안내해줄 거지, 기사 님.

 

카인

잠...! 너희들 정말 내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 있는거야!?

 

브래들리가 카인의 팔을 끌어올리고 그대로 문 쪽을 향한다.

미스라와 오웬도 주변을 둘러싸더니, 도망칠 틈도 없이 카인은 세 사람에게 끌려가버렸다.

 

리케

가버렸네요...

 

현자

괘, 괜찮을까...

 

리케

...현자 님. 아서 님이 버려졌던 사건은 모두가 알고 있던 게 아닌 걸까요?

 

현자

그렇네요... 헤이갈 씨도 착각하고 있었고, 모르는 사람이 많을지도 몰라요.

 

이 화제를 들을 기회도 적은데다 아서가 없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인식이 다른 것 같다.

 

현자

(아서 본인에게는 역시 물어보진 않겠지만, 다음 번에 성에서 누군가에게 물어볼까...)

 


 

브래들리

결국 중앙의 기사에게서는 쓸만한 정보 같은 건 안 나왔구만.

 

미스라

못 써먹겠네요, 브래들리.

 

브래들리

뭐? 죽여버린다.

애초에 오즈의 영혼 파편이 어떤 마물이든 물리칠 수 있는 마귀퇴치의 부적이라고? 믿을 리가 없잖아.

마물을 끌어들인다면 모를까. 어차피 그 녀석이 말한대로 가짜겠지.

오즈의 손톱이라느니, 오즈의 슈가라느니 하는 것과 똑같아.

 

오웬

그럼 오즈가 아서를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신경쓰는 이유는 뭐야?

분명히 오즈는 영혼을 어딘가에 숨기려고 했을 때 아서에게 들켜서 뺏긴거야. 그러니까 오즈는 아서에게 거스를 수 없는거고.

 

미스라

아니면 무심코 어떤 약속이라도 한 걸지도 모르죠. 정말로 무심코, 그만, 흐름상.

그래서 마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 영혼의 일부를 마귀 대신에 아서에게 건넨 건 아닐까요.

 

브래들리

어느 쪽도 느낌이 팍 안 오는데. 확실히, 아서에 대해 다른 녀석들과는 태도가 다른 부분도 있어.

하지만 마왕이라 불린 그놈이 자신의 일부를 타인에게 맡기고 태연하게 있을리가 없어.

자신의 운명을 타인에게 맡기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오즈는 마법으로 최강인 거다.

오즈가 약속? 설령 진짜라 해도 어이가 없어.

스스로 약점을 만드는 거잖아.

그렇게까지 오즈가 자신의 팔다리를 잘랐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미스라

《아르시무》

 

브래들리

무슨 짓이야!? 위험했잖냐!?

 

미스라

약속을 한 마법사에 대해 악담하는 건 거기까지입니다.

 

브래들리

왜?

 

오웬

그렇네...

만약 영혼의 파편을 빼앗겼다고 해도, 어딘가에 숨겼다고 해도, 두터운 수호 마법을 걸어뒀을 게 틀림없어.

빼앗은 놈이 어딘가에서 객사하거나, 숨긴 장소가 소멸하거나 해서 영원히 없어지면 곤란한 법이야.

 

미스라

아, 그러고보니...

 

브래들리

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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