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신의의 콘체르토~중앙 나라&동쪽 나라~

 

네로

계속해서 나타나네... 끝이 없어.

 

히스클리프

《레프세바이블프 스노스》!

 

히스클리프가 마도구를 쥐고 주문을 외우자 시간이 멈춘 것처럼 망령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히스클리프

시노, 지금이야!

 

시노

맡겨둬!

 

날렵함을 무기로 대낫을 휘두르는 시노는 한 번에 많은 망령들을 베어넘기며, 히스클리프와 호흡을 맞춰 연계를 보였다.

하지만 얼마나 쓰러뜨려도 망령들이 나타나는 숫자는 멈추지 않는다.

 

네로

선생. 이거 어떻게 못 해?

이대로면 우리 마력이 먼저 바닥나겠어.

 

파우스트

.......

로랑이 이 장소에 존재하는 한, 망령들은 계속 늘어나겠지.

그러니 지금 당장 내가 없애주지. 망령의 기사 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망령들 전부 말이야.

 

카인

기다려줘!

 

로랑의 망령과 대치하던 카인은 파우스트의 말을 가로막듯 불렀다.

 

카인

이 녀석은 분명 긍지가 더럽혀져서, 자신의 중요한 걸 짓밟혀서 화가 났을 뿐이야!

내가 반드시 이 녀석을 멈출게. 그러니까 로랑을 없애는 건 조금만 더 기다려줘!

 

파우스트

하지만...

 

파우스트가 망설이듯 눈살을 찌푸린다.

대신 대답한 것은, 오즈였다.

 

오즈

하도록.

너의 진가를 보여주도록 해라. 중앙의 기사 카인이여.

 

망령의 신음소리와 도적들의 비명이 겹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결코 크지는 않을 터인 오즈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강하게 울린다.

그것을 들은 순간, 암흑 속에서 카인의 눈이 반짝 빛나듯 보였다.

 

카인

...그래!

 

파우스트

...그렇지만 기다리는 건 정말 조금만이다. 더이상 시간이 없어.

 

카인

괜찮아, 금방 끝낼게.

 

무겁게, 공기를 가르는 듯한 소리와 함께 로랑의 공격은 용서없이 카인을 겨냥한다.

하지만 휙 몸을 돌려 피한 뒤, 카인도 다시 민첩한 움직임으로 로랑에게 검을 휘두른다.

그 참격은 달빛조차 찢어버릴 듯이 예리했다.

 

현자

(대단해...)

 

끊임없이 검이 교차하는 소리가 울리고, 그들 주변에는 불꽃이 흩날렸다.

 

카인

...윽...! 로랑...!

 

멈추지 않는 검격을, 카인은 몇 번이나 피하고, 검을 휘두른다.

로랑의 마음에 강하게 외치듯, 카인은 큰 소리로 외쳤다.

 

카인

로랑! 당신은 기사잖아!

당신 자신의 바람을, 긍지를 떠올려내!

 

로랑

...!

 

카인의 말에 반응한 것일까, 한 순간 로랑의 움직임이 둔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카인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검으로 크게 베어넘긴다.

 

카인

하아아아앗!!

 

리케

검이...!

 

로랑의 손에서 검이 날아간다. 그 검은 달빛을 반사하며 공중을 날며, 아서의 근처에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파우스트

아서, 검에 정화 마법을 걸고 묘로 돌려놓도록!

 

아서

알겠어!

 

아서가 검을 재빨리 손에 넣자, 로랑은 괴로워하며 혼이 찢긴 듯 절규를 내지른다.

그러자 호응하듯이 대지가 흔들리기 시작해, 다수의 덩굴과 망령들이 아서를 노리고 공격하기 시작했다.

 

현자

아서, 위험해...!

 

아서

윽...!

 

---그때, 아서의 앞에 뛰어든 그림자가 있었다.

 

카인

아서 님!

무사하십니까...!

 

아서

고마워, 카인! 덕분에 살았어!

 

아서는 카인에게 등을 향하며, 아래에 있는 묘석을 확인한다. 그리고 검을 겨누며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아서

옛 영웅, 기사 로랑이여. 지금, 다시금 땅에 잠들어라!

《파르녹턴 닉스지오》!

 

달빛 속에서, 아서가 다시 주문을 외운다.

그 순간, 커다란 바위에 깊이 꽂혀있는 검이 보였다.

순도 높은 금속이 부딪친 듯한 소리가 주변에 울려퍼진다.

 

현자

...!

 

그리고 순식간에 주변은 새하얀 빛에 둘러싸여, 눈부심에 무심코 눈을 감았다.

 

마을 사람

로랑 님! 저희들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랑 님이 계셔서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병사

로랑 님은 저의 우상입니다! 아들도, 당신처럼 훌륭한 기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구요.

 

주군

로랑, 항상 고맙네.

자네가 옆에 있어서, 나는 안심할 수 있어.

자네 같은 기사가 곁에 있어주다니, 난 정말로 행복하다네. 앞으로도 내 옆에 있어주게나.

의지하고 있다네, 나의 기사 로랑.

 

눈부신 빛이 천천히 사라지자, 방금까지의 격렬함이 거짓이었던 것처럼 침묵이 주변을 채우고 있었다.

주변을 돌아보자, 어느샌가 로랑의 망령은 모습을 감췄다.

아까까지 끊임없이 솟아나오던 망령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현자

방금 건...

 

파우스트

...생전의 로랑의 모습이겠지.

 

현자

(방금 게, 로랑의 진짜 모습...)

 

타오를 것 같던 붉은 머리와 눈을 한 장신의 청년은, 어딘지 카인과 비슷한 분위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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