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뿌리내린 진료소의 랩소디~남쪽 나라&동쪽 나라~
피가로
자, 도착이야. 다들 고생했어.
현자
여기가 피가로의 진료소...
커다란 호수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러셀 호수는 호반을 중심으로 마을이 군집해 있는 것 같았다.
주민들의 집들이 호수 주변에 모여있었다.
피가로의 진료소는 그 호수를 마주하고 서 있었다. 소박한 모습은 친숙해지기 쉬운 분위기가 있다.
미틸
왠지 오랜만에 온 기분이에요.
루틸
최근엔 올 기회가 없었지. 그래도 하나도 변한 게 없는 것 같아.
그리운 풍경에 둘러싸여 루틸과 미틸은 기쁜 듯했다. 그래서 그런지 레녹스도 표정이 부드럽다.
현자
레녹스도 역시 반가운 기분인가요?
레녹스
그렇군요. 저도 오는 건 오랜만이라.
시노
호수랑 가깝네. 나쁘지 않아.
히스클리프
경치가 아름다워. 몸을 돌보기엔 딱 좋은 환경인 것 같아.
루틸
무척 예쁜 곳이죠? 피가로 선생님의 진료소에는 옛날부터 쭉 신세를 지고 있어요.
저희뿐만 아니라, 여기 사는 사람들은 모두 피가로 선생님을 의지하고 있거든요.
미틸
약을 받거나, 다친 곳을 봐주시거나, 아플 때 상담하거나...
모두에게 무척 든든하고 소중한 장소예요.
피가로
그렇게 칭찬하면 부끄러운걸.
피가로가 바라보자, 미틸과 루틸은 웃으며 가슴을 폈다.
그것은 고향인 구름의 거리로 돌아왔을 때, 그들이 보인 표정과 같은 것이었다. 자랑스럽고 마음이 편안한 듯했다.
현자
(미틸과 루틸에게 있어서 이곳은 또 하나의 집 같은 곳일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한 직후, 현기증 같은 감각이 엄습했다.
현자
...윽!
시노・미틸・히스클리프
!?
네로
우왓?
파우스트
지진인가...!
진동은 생각보다 컸다. 몸서리 치는 지면에 몸이 휘둘린다.
갑작스러웠기 때문인지 다들 크게 휘청거렸다. 나도 비틀거리며 넘어질 것 같았지만 레녹스가 받쳐주었다.
레녹스
현자 님, 저를 잡으세요.
현자
가, 감사합니다...!
곧 진동은 멎었다. 다들 크게 숨을 내쉬었다.
루틸・미틸
깜짝 놀랐어...!
시노
히스, 괜찮아!?
히스클리프
으, 응. 괜찮아...!
파우스트
...지진이 빈발한다는 얘기는 아무래도 진짜인 것 같군.
네로
도착하자마자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네. 거기다 꽤 크잖아.
모두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야기를 듣기만 해서는 실제로 겪어보지 않으면 그 무서움을 알지 못한다.
우리들은 직접 이변의 심각함을 실감했다.
레녹스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난다면 피해가 상당할 것 같습니다.
루틸
이미 무너진 건물도 있다고 해요. 이대로 지진이 계속되면 진료소도 무사하지 못할지도...
미틸
그럴수가... 빨리 어떻게든 해야겠어요.
이 이상 큰 일로 번지기 전에 저희가 이변을 막죠!
루틸
응! 모두의 소중한 장소는 우리가 지켜야지.
친숙한 토지라는 것도 있어서인지 미틸과 루틸은 평소보다도 의욕이 가득했다.
한편, 피가로는 웅크려 앉은 채 지면에 손을 댔다.
일어났다고 생각했으나, 금방 묘한 얼굴로 생각에 잠긴다.
피가로
.......
현자
피가로?
파우스트
...어이, 이 토지는.
피가로
파우스트.
우선 진료소 안에서 이후의 조사 방침을 정하고 싶어.
거기다 모처럼 여기까지 오게 했잖아. 일부러 멀리서 찾아온 손님을 환영해주고 싶어.
피가로에게 이끌려, 일단 진료소에 들어가기로 했다.
건물은 그렇게 넓지 않았다. 한정된 공간에, 오래된 책상과 의자, 침대와 약을 늘어놓은 서랍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어떤 곳도 햇볕이 잘 들고 깨끗했다. 약해진 심신에 좋은 공간일 것이다.
피가로
좁은 곳이지만 편하게 쉬어도 돼.
현자
피가로, 차까지 내주시다니 감사해요.
히스클리프
이거, 무척 향이 좋네요.
피가로
마음에 든다니 기뻐. 약초를 달인,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는 차야.
다들 여기까지 이동하느라 피곤하잖아?
네로
그거 고맙네.
히스클리프
잘 마실게요.
현자
...쓰....
시노
써!!
루틸
오랜만이네, 피가로 선생님의 쓴 차.
미틸
으으... 이 차, 맨날 마셔도 쓰네요.
다들 고전하고 있는 와중, 파우스트와 레녹스는 조용히 차를 마셨다.
네로
두 사람 다 잘도 태연하게 마시는구나. 쓰지 않아?
파우스트
쓴 맛의 차는 익숙하니까.
히스클리프
레녹스도?
레녹스
아니, 써.
현자
(쓰구나...)
미틸
맛은 조금 개성적일지도 모르지만, 이 쓴 차는 정말로 몸에 좋아요. 이걸 마시고 하룻밤 자면 엄청나게 건강해져요.
루틸
맞아맞아. 거기다 계속 마시면 이 맛이 중독된다고나 할까...
미틸과 자주 차를 마시러 여기 오곤 했어요.
미틸
네, 반갑네요!
피가로
어, 혹시 두 사람이 여기 자주 왔던 건 이 차가 목적이었던 거야?
피가로 선생님을 만나러 와줬다고 생각했는데, 왠지 서럽네에.
루틸・미틸
아하하, 농담이에요.
미틸
전... 피가로 선생님도, 이 진료소도 엄청 좋아해요.
병이나 상처를 입으면 왠지 불안해지잖아요. 여긴 그걸 '괜찮아, 안심하렴'하며 받아주는 장소니까요.
그래서 커서는 선생님의 진료소에서 약사로 도우며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피가로
미틸...
미틸
실은 그런 공부도 겸해서 진료소에 왔던 것도 있어요.
앗. 물론 피가로 선생님을 만나고 싶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예요!
피가로
아하하. 고마워, 미틸의 마음 무척 기뻐.
그럼 네 책상을 여기에 두는 건 어떠니?
미틸
어...? 괘, 괜찮나요?
제가 여기서 일해도...
피가로
물론. 약장과 작업대도 옆으로 이동시키면 일하기 편해지려나.
미래의 일을 이야기하며 온화하게 웃는 피가로에게, 미틸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핀다.
그것을 지켜보는 다른 마법사들의 얼굴에도 자연스레 웃음이 번졌다.
현자
(이 진료소는 남쪽의 마법사들에게 있어 무척이나 소중한 장소구나...)
남성
저기, 실례합니다...!
여성
피가로 선생님 계신가요!?
갑자기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진료소의 문이 두드려졌다.
방문해온 것은 젊은 부부처럼 보이는 남녀. 남성의 팔에는 아기가 안겨 있다.
두 사람은 피가로의 얼굴을 보고 명백하게 안심한 얼굴이 되었다.
남성
다행이다, 계셔서...! 여러분이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고 혹시나 싶어 찾아왔습니다...!
여성
선생님, 부디 이 아이를 진료해 주세요! 어젯밤부터 계속 우는 데다 우유를 먹여도 자꾸 토해내요.
피가로
정말이네, 괴로운 듯이 울고있어. 자, 안으로 들어와요.
부부는 이 근처 마을에 사는 듯했다. 마을에는 의사가 없기 때문에 이곳이 가장 가까운 진료소가 되는 듯했다.
남성
그야말로 하늘이 도우셨어. 피가로 선생님이 우연히 계시다니.
젊은 선생님이 있는 구름의 거리의 진료소를 찾아가는 게 좋을지도 모르지만, 역시 좀 멀어서...
현자
젊은 선생님? 구름의 거리에도 의사가 있는 건가요?
미틸
네. 젊은 선생님은 크라크 씨를 말씀하시는 거죠?
여성
맞아맞아. 그 분이야.
때때로 피가로 선생님 대신 이 진료소에 와서 진찰해주기도 하셨지.
그래서 젊은 선생님이 여기 오는 걸 기다릴지, 기다리지 않고 구름의 거리로 갈지 남편과 상의했는데...
일단 호수 근처까지 와보니 피가로 선생님의 모습이 보여서 급하게 달려왔어.
피가로
그거 잘 됐네. 병은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그 애도 바쁜 몸이니까 그렇게 자주는 여기 오지 못할거야.
레녹스
구름의 거리 환자 분들께서 많이 의지하시는 것 같네요. 젊은데다 수완이 좋다는 평판이라 하더군요.
루틸
역시 피가로 선생님의 제자 분이시네요!
파우스트
...제자?
시노
제자라는 건, 그 녀석도 마법사인 건가?
피가로
아니, 인간이야. 의사가 되고싶어 하길래 내가 첫걸음을 떼게 해준 것 뿐이야.
자, 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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