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과 축제의 프렐류드~동쪽 나라&북쪽 나라~
녹슨 날이 피 같아서 무섭다. 그것보다도 핏발 선 자샤의 눈빛이 더 무서웠다.
자샤
너희들은 역시 거짓말쟁이인 마법사야! 마을 연못에 던져버리고 기적의 돌로 만들어주마!
아아, 그걸로 부디 용서해주세요...
시노
자샤, 그만둬. 도끼를 내려놔.
자샤
시끄러...!
시노
잘 들어! 세상을 지키는 건 우리들이야.
너희가 아니라.
자샤
우리들의 역할이야...!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목숨 걸고 해 왔어! 마법사를 제물로 삼아 기적의 돌을 재앙에 바쳐서...
시노
아냐! 이건 <거대한 재앙>의 화신이 아니야. 너희들은 의미없는 확신으로 마법사를 죽여온 것 뿐이다!
자샤
그럴 리가 없어...! ...윽, 그럴 일이 있을까보냐!
그럼, 이 마을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거잖아!
시노
그래. 버려진 묘지같은 마을.
그저 그 뿐이다.
히스클리프
시노...
자샤
...으윽, 너...!
시노
나도 그랬어! 부모에게 버림받고 세상에 잊혀졌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니까 너 같은 이들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어. 혼자서 살고, 혼자만의 세상에 있었다.
세상을 분리시키고 고독 속에 있으면,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걸 잊은 채로, 내가 주인공일 수 있으니까.
자샤
.......
시노
나 이외의 놈들은 전부 멍청하고 약하고 시시하고 가치가 없어.
나도 가치가 없지만 너에게도 없다라고 하면서.
이 마을은 고독을 더욱 악화시키고 닫힌 세상에 망상을 더해왔다. 하지만, 자샤는 다르잖아.
히스를 보고 흥미를 가졌다. 귀족이나, 바깥 세상에 대해서.
자샤
...윽, ...아냐...
시노
도끼를 내려. 이 마을에서의 역할이 끝나면 너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주겠다.
내가 블랑솃에 다다랐던 것처럼, 너도 어딘가로 이르게 해주지. 자샤!
히스클리프
...자샤. 부디, 우리를 믿어주지 않을래.
히스클리프의 목소리에 자샤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돌이 된 마법사처럼, 히스클리프는 자샤를 향해 손을 내민다.
히스클리프
나는 마법사이지만 절대로 너에게 거짓말 하지 않아. 절대로 상처입히지 않을테니까.
자샤
.......
울기 시작한 얼굴로 자샤가 천천히 히스클리프에게 걸어온다.
히스클리프는 안도하고, 부은 자샤의 뺨을 바라보면서 애처로운 듯이 눈썹을 찌푸렸다.
히스클리프
...너무한걸... 대체 누구에게 맞은거야...?
그렇게 묻는 순간, 무언가를 떠올린 것처럼 움찔한 자샤는 어깨를 떨었다.
갑자기 시노가 소리친다.
시노
위험해, 히스...!
히스클리프
어?
히스클리프가 시노를 돌아본다.
그 순간, 자샤가 고쳐쥔 도끼를 세차게 히스클리프에게 내려찍었다.
자샤
마법사의 암시에 걸릴까보냐...!
히스클리프
.......!
마을 사람
좋아... 마법사들을 연못에 던져넣으...
...아...
짐수레에 마법사들이 없어...!?
네로
하아... 어깨 아파.
파우스트 선생, 연기 잘 하던데.
파우스트
시끄러워.
마을 사람
...아, 너희들...!
네로
《아도노디스 옴니스》
마을 사람
으으... 갑자기 졸려...
네로
이 녀석들... <거대한 재앙>에서 세상을 지킨다고 믿고 있었을 줄이야...
파우스트
<거대한 재앙>을 마법사들이 물리치고 있다는 건 내가 태어났던 시대부터 상식이었다.
어째서 이런 오해가 생긴거지? 그들이 일으킨 참극은 그들의 헌신이기도 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었다면...
네로
당신과 똑같이 은둔형 외톨이였던 거겠지. 바깥 세상을 차단하고 생활하는 사이에 거짓이 진짜처럼 여겨지게 된 거야.
고립되어도 머릿속까지 비게 되는 건 아냐. 공허하게 끝없이 생각하는 건 죽을 맛이니까 말이지.
...거기다 이렇게나 쓸쓸한 마을이야... 살아갈 보람이 될 역할이 필요했던 걸지도 모르겠어...
역할이라는 건 때론 달콤하니까. 아무것도 없는 녀석에게는, 특히나 말이야.
파우스트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
네로
그야 당신은 말이야. 지금은 꽤나 배배 꼬이고, 토라지고, 주눅 들어서 틀어박혀 있지만...
파우스트
누가 배배 꼬이고 토라졌다는 거야.
네로
뿌리가 지도자의 기질이야. 태어난 곳이 중앙이었으니 말이지.
자신이 없었던 적 같은 건 없잖아.
파우스트
.......
네로
난 자신없는 남자였으니까... 요구되고, 역할이 주어지면 침을 흘리며 기뻐했어.
내가 하는 말은 무엇 하나도 듣지 않는 상대라는 걸 깨닫고 참을 수 없어지거나...
내가 없으면 곤란하다는 말에 꼬리를 흔들며 감격해버렸지.
...정말이지, 꼴사나웠어...
파우스트
......
옛날 이야기인가?
네로
옛날 이야기야. 선생은 즐기지 않는 음식이지.
파우스트
그렇지. 접시 끝으로 피하도록 해주지.
먼저 연못에 있는 저 놈부터 손 보도록 하고.
네로
...여기 있는 놈에게, 마을 녀석들은 잘도 먹히지 않았네.
파우스트
마법사를 데려오는 걸 이해하고 있었겠지. 물고기 주제에 성가신 놈이군.
괴어라고 하는 게 맞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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