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정이 타오르는 바닷마을의 랩소디~서쪽 나라&남쪽 나라~

 

현자

경치의 포로...?

 

샤일록

신주의 환락가는 대륙에서 바다를 향해 뻗은 반도와 같은 토지라, 바다가 무척이나 가깝습니다.

그 분은 언덕 위에서 보이는 바다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매일 그것을 바라보며 살고 계셨어요. 비가 내리는 날에도 폭풍이 치는 날에도, 빠짐없이.

 

클로에

매일? 그 경치가 어지간히도 좋았나보네.

 

샤일록

네. 그건 사랑과도 같은 것이었겠죠.

그러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자기 스스로 그 경치의 일부가 되고싶다고 말해서...

 

무르

바닷속에서 살아가는 마법을 모색하는 사이에 결국 돌이 되어버렸구나! 그 마법사에 대한 거라면 나도 알고있어.

 

미틸

엣, 그런...

 

루틸

돌이 되어버렸다니...

 

살아온 세월의 차일까. 미틸과 루틸이 충격을 받은 한편, 어른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피가로

그거 또 별난 사람이네.

 

레녹스

서쪽의 마법사다운 이야기네요.

 

라스티카

베넷 바는 많은 마법사들이 모이니까 늘 새로운 만남이나 놀라움이 있구나.

 

클로에

맞아맞아, 여러가지 재밌는 얘기를 들을 수 있어. 아주 옛날부터 바에 다닌다며 자랑했던 손님도 있었다구.

 

샤일록

옛날에는 그 바에서밖에 마실 수 없는 와인도 있었으니까요. 그것을 목적으로 와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대마녀 치렛타도, 그 중 한 분이셨어요.

 

루틸・미틸

엑!?

 

미틸

그거, 정말이에요?

 

샤일록

네, 벌써 꽤나 옛날의 이야기가 되었지만요.

 

루틸

어머니가, 샤일록 씨의 가게에...

 

생각지 못한 곳에서 어머니의 이름을 들은 두 사람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미틸은 물론이고, 평소 형답게 행동하던 루틸도 아이와도 같은 얼굴이 된다.

 

샤일록

...두 분 모두, 혹시 괜찮으시다면 또 베넷 바에 오시지 않으시겠어요?

 

루틸・미틸

그래도 괜찮나요?

 

샤일록

네. 바를 칭찬해주신 답례로. 특별한 칵테일을 준비해 두겠습니다.

 

피가로

좋네. 신주의 환락가라고 하면 리조트의 땅으로 유명한 곳이잖아.

이참에 초대에 응해서, 다같이 휴양하러 가볼까. 어때? 현자 님.

 

현자

그렇네요. 지금은 긴급한 의뢰도 없고, 괜찮을거라 생각해요.

 

루틸・미틸

아싸-!

 

미틸

샤일록 씨, 감사합니다!

 

루틸

레노 씨도 갈거죠?

 

레녹스

내가 껴도 괜찮은건가?

 

라스티카

우리도 함께해도 괜찮을까?

 

무르

좋아!

 

레녹스

무르가 대답하는구나.

 

클로에

아하하. 처음부터 자기는 갈 생각이었던 거겠지.

 

무르

당연! 그 가게에는 내 전용 소파가 있으니까.

 

샤일록

길고양이가 있어도 상관없다면, 모쪼록 여러분 모두 와주세요. 환영하겠습니다.

 

루틸

왠지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미틸

저도예요. 신주의 환락가는 분명 도시같은 분위기의 마을이었죠.

 

루틸

맞아 맞아. 그러니까 멋진 마을에서 튀지 않도록, 멋지게 꾸미고 가지 않으면 안 되겠네.

 

미틸

뭘 입으면 될까요? 멋진 느낌?

아니면 고상한 편이 좋으려나. 망설여져요...!

 

클로에

못 정하겠으면 차라리 만들어볼까? 외출이 기대되는 멋진 의상!

 

즐거운 계획에 모두의 목소리가 들뜨기 시작한다. 그에 이끌린 것처럼 쳄발로 음색이 울렸다.

 

라스티카

이런 밤에는 악기도 노래하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른 것 같네요.

 

무르

춤추자, 클로에!

 

클로에

우왓!

 

라스티카의 음악에 맞춰 무르와 클로에가 춤추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엉망진창인 스탭에 이끌려, 남쪽의 마법사들도 노래하며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춤추고, 웃고, 마시고, 노래하고, 마법사들의 밤은 떠들썩하게 깊어갔다.

 


 

파티가 끝난 후. 나는 샤일록과 나란히 마법관 복도를 걷고있다.

 

현자

죄송해요, 샤일록. 방까지 바래다 주시고.

 

샤일록

신경쓰지 마시길. 조금이라도 현자 님을 독점하고 싶다는, 제 고집이니까요.

 

현자

(이, 이게 인기있는 어른의 반격...)

오늘은 즐거웠어요. 논알코올인데도 술을 마신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거기다 다같이 베넷 바에 간다는 멋진 계획도 들을 수 있었고... 재밌게 다녀오세요.

 

그렇게 말하자, 샤일록은 어리둥절해했다.

 

샤일록

현자 님은 함께 가시지 않는 건가요? 다들, 함께 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현자

그래도 모처럼의 휴식이고, 미틸과 루틸 어머니의 추억의 장소를 친한 동료들과 즐겁게 다녀오는 편이 좋지 않을...

 

샤일록

그렇기 때문에 현자 님도 함께 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모두도.

 

간지러워지는 말을 들고서, 나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가능했다.

 

현자

감사해요.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함께 가고 싶어요.

실은,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샤일록

물론, 기꺼이.

 

현자

신주의 환락가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마을이었죠. 리조트의 땅이라고 불리는 것도 납득이 된다고, 전에 갔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샤일록

그렇네요. 눈이 멀 정도로, 눈부신 마을이라는 평을 받고 있어요.

...그저 욕심을 말하자면, 현자 님에게는 옛날의 아름다웠던 그 마을의 풍경도 보여드리고 싶었지만요.

 

자조적으로 샤일록은 웃었다.

이전에 마을을 방문했던 때, 괴로운듯이 푸념하던 그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현자

(...아)

 

마법과학의 발전에 따라 아름다웠던 바다나 대기가 조금씩 오염되어, 마을의 풍경은 변해버렸다.

당시, 샤일록은 그렇게 이야기했다.

신주의 환락가는 그에게 있어서 애착과 원망이 있는, 복잡한 곳인 것이겠지.

 

현자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말문이 막혀 있자, 구조선을 보내듯 샤일록이 입을 열었다.

 

샤일록

...현자 님, 아까 말씀드린 손님의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현자

네?

 

샤일록

바다 풍경의 일부가 되고 싶어해서 돌이 된 마법사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튜발이라며 이름을 댔습니다.

서로 이름으로 부른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요.

 

샤일록은 입가에 미소를 얹었다.

 

샤일록

인상 깊은 분이었어서 돌이 되고 바에 오지 못하게 된 뒤에도, 그를 때때로 떠올렸습니다.

그때마다 해변으로 가서 튜발이 좋아했던 칵테일을 바다로 흘려보내곤 했습니다.

그 분이 바라던대로 사랑하는 풍경의 일부가 된 것을 믿고싶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그의 한결같은 마음을, 축복하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그 말투는 그립게 노래하는 것 같았다. 해변에 멈춰서 칵테일을 바다로 흘려보내는 그의 모습이, 눈꺼풀 뒤로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샤일록

흐리게도, 일그러뜨리지도 않고, 갓 태어난 그대로 애타게 그리는 마음을 끊임없이 불태우고 돌이 되는...

그 삶의 방식은 무구하고 우직하며 선명합니다. 그런 식으로 한눈팔지 않고 달려나가는 것은, 어떤 기분이 드는 걸까요.

 

풍경의 일부가 되고싶어한 마법사와 바람이 이루어졌다고 믿고싶은 샤일록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연결되어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조금 기묘하고도 사랑스러운, 좋아하는 보물을 공유하는 것처럼.

 

현자

신비하지만 멋지네요. 그 사람도, 샤일록도...

 

샤일록은 우아하게 눈꼬리를 접었다.

 

샤일록

웃지 않고 들어주시는 현자 님도, 신비롭고 멋진 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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