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넘친 꿈의 스텔라토

 

미틸

아, 안녕하세요.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파우스트는 문을 열었다.

 

현자

미틸?

 

미틸

앗... 현자 님도 계셨네요.

 

조금 긴장한 모습의 미틸은 파우스트의 뒤에 있는 내 얼굴을 보고 안심한 듯이 표정을 풀었다.

 

파우스트

무슨 용무라도?

 

미틸

피가로 선생님에게서 약을 맡아 가지고 왔어요. 저녁 시간 때 파우스트 씨의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면서.

 

파우스트

...약?

...윽.

 

건네받은 종이봉투를 의심스러운 듯이 들여다본 파우스트는,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곧바로 돌이라도 씹은 듯한 얼굴이 되었다.

 

파우스트

.......

 

미틸

파우스트 씨?

 

파우스트는 퍼뜩 종이봉투의 입구를 닫았다. 곧바로 그답게 차분하고 상냥한 분위기로 돌아갔다.

 

파우스트

...고맙다. 밤 늦게 미안하구나, 현자도.

 

현자

아뇨, 그런.

 

미틸

도움이 됐다면 기뻐요.

 

예상치 못하게 목소리가 겹쳐서 미틸과 나는 에헤헤하며 민망한 듯이 웃었다.

 

미틸

앗, 예쁜 꽃이...

 

파우스트

꽃?

 

미틸

예쁜 유리병을 장식해 둔 게 보여서...

병 안에 있는 거 꽃이죠? 파우스트 씨는 꽃을 좋아하시나요?

 

미틸의 시선을 좇아 파우스트가 돌아본다. 테이블에 놓인 유리 항아리 속에는 수조의 금붕어처럼, 예쁜 꽃이 피어 있었다.

 

파우스트

아아. 이건 꽃이라기 보단 차다. 기분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자기 전에 마시는 일이 많아서...

 

미틸

와아, 차인가요? 그런 차가 있다니 몰랐어요.

편안하게 잘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면 약 대신에도 좋을 것 같네요! 일어나거나 수면에 효과가 있는 차는 저도 가끔 만들지만요...

앗. 죄송해요.

파우스트 씨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 시끄럽게 떠들어서...

 

파우스트

...아냐.

 

미틸

현자 님도, 파우스트 씨의 상태가 걱정돼서 오신거죠.

 

현자

아... 네. 맞아요.

신경 쓰여서, 조금 상태를 보러.

(좀 다르지만, 틀리진 않으니...)

 

파우스트

난 괜찮으니까 두 사람은 방으로 돌아가도 돼. 벌써 잘 시간이니.

 

현자

그렇네요. 미틸, 돌아가죠.

 

미틸

네. 저, 현자 님을 방까지 데려다 드릴게요.

 

현자

고마워요. 그럼 파우스트.

안녕히 주무세요.

 

미틸

파우스트 씨, 몸조심 하세요.

 

파우스트

그래. 잘 자라.


 

미틸

...저기, 현자 님.

제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약을 건넸을 때 파우스트 씨, 좀 놀란 것 같아 보여서...

어떤 약을 건넸는지 제대로 피가로 선생님에게 확인하는 편이 좋았던 걸까요.

피가로 선생님은 수완이 좋은 의사 선생님이고, 파우스트 씨가 곤란해할 만한 물건을 주거나 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요...

 

현자

(확실히 방금 파우스트의 반응은 나도 조금 신경 쓰였어.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을 거예요. 만약 무슨 일이 있다면 파우스트는 그 자리에서 말할거라 생각하구요.

분명 미틸에게도 피가로에게도 고마워하고 있을 거예요.

 

미틸

그, 그런가요...? 그럼 다행이예요.

 

안심한 것인지 미틸에게 웃음이 돌아온다.

 

미틸

그러고보니 현자 님과 파우스트 씨는 친하시죠. 아까도 왠지 친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현자

정말인가요? 그렇게 보였다면 기뻐요.

 

미틸

레노 씨나 시노 씨하고도, 파우스트 씨는 사이가 좋아 보였어요. 같이 있는 모습을 가끔 보거든요.

피가로 선생님과 파우스트 씨도 사이가 좋아지면 좋을텐데...

피가로 선생님이 말을 걸면 화를 내게 만드는 것 같아서...

 

현자

(피가로...)

 

미틸

거기다 저도 파우스트 씨와 사이가 좋아지고 싶어요.

시노 씨나 히스클리프 씨가 좋은 선생님이라고 항상 말하시거든요. 그러니까 제대로 얘기해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막상 눈이 마주치면 긴장해버려서... 아까도 잘 얘기 못했어요.

 

현자

미틸다운 페이스로 말을 걸면 괜찮을 거예요. 천천히해도 분명 친해질 수 있어요.

 

미틸

네...!


 

파우스트

.......

젠장, 그 자식... 신면수의 향나무라니, 이거라면 불평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거기다 친절하게 슈가까지 동봉하다니...

.......

《사틸크나트 물크리드》

어쨌든 이걸로 결계 걱정은 없어졌군. 동쪽 나라에 가지 않고 끝낼 수 있겠어.

오늘 밤은 별이 가득하군.

...그리운 꿈을 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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