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넘친 꿈의 스텔라토

 

현자

구름이 없어서 그런가 오늘 밤은 하늘이 예쁘네...

 

창밖은 완전히 밤이었다. 반짝이는 별들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혼자서 조용한 밤을 보내고 있으면 때때로 이렇게 하늘을 바라보고 싶어진다.

맑은 밤하늘은 곁에 있지만 과묵해서 무엇이든 들어주는 것 같다. 별에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현자

(...지금 별에 소원을 빈다면 어떤 걸 빌까)

(역시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아니면...)

 

턱을 괸 채 생각에 잠겨 있자, 문득 시선 끝에 기묘하게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현자

...응?

 

시선을 향하니 창밖에 나풀나풀 불티 같은 것이 바람을 타고 날아온다.

 

현자

엑. 이거...

 

고개를 갸웃하다가, 확 떠올랐다.

 

현자

(...설마 파우스트!?)

 

그는 꿈이 밖으로 흘러나와 버린다는 <거대한 재앙>의 상처를 짊어지고 있다.

밤에 흩날리는 빛의 입자는 이전에 본 적이 있는, 파우스트의 꿈의 단편과 닮았다.

 

현자

(꿈이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도록 방에 결계를 둘렀다고 말했었는데...)

(그러고보니 파우스트는 한 숨도 안 자고 임무에서 막 돌아온 참이었지)

 

어쩌면, 그때 그의 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고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낀 나는 파우스트의 방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현자

파우스트, 있어요!? 아키라예요!

 

노크해도 응답은 없다. 반사적으로 문 손잡이를 돌리자 의외로 잠겨있지 않은 채, 시원하게 돌아갔다.

 

현자

죄송해요, 들어갑니다...!

 

마음을 굳히고 문을 연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것은 예상치 못한 풍경이었다.

 

현자

...응?

 

방 안에 펼쳐져 있던 것은 타오르는 불티가 아닌, 반짝반짝 빛나는 수많은 별들.

아까 올려다봤던 밤하늘보다도 훨씬 더 빛이 흘러넘치고 있다. 마치 보석을 흩뿌린 듯 눈부셨다.

 

현자

(이건 대체...?)

 

당황하면서도 그 아름다움에 멍하니 넋을 놓게 된다.

 

파우스트

....

 

하지만 테이블에 엎드려 있던 파우스트가 눈에 들어온 순간, 제정신이 들었다.

 

현자

파우스트!

 

달려가서 그의 몸을 크게 흔든다. 그러자 방을 뒤덮고 있던 별이 가득한 하늘은 사라졌다.

 

현자

(...사라졌어!?)

파... 파우스트, 눈을 뜨세요!

 

파우스트

...으응.

 

현자

괜찮아요!?

 

파우스트

현자...! 네가 왜 여기에...

 

현자

죄송해요, 말도없이 방에 들어와버려서.

실은 아까 파우스트의 꿈이 새어나온 것 같아서, 무슨 일이 있었나 걱정이 돼서...

 

파우스트

꿈이 새어나왔다? 넌 무언가 본 것인가?

 

현자

아름다운 별들이 수놓인 하늘을 봤어요. 하늘 가득한 별들의...

 

파우스트

별이 수놓인 하늘...? 아아, 너에게는 그렇게 보인 건가...

 

현자

네?

 

파우스트

...아무것도 아니다, 잊어줘.

그렇군. 확실히 방금까지 꾸었던 꿈이다.

하지만 네가 방에 들어온 기척도 눈치채지 못했다니... 매개를 사용해 결계를 둘러놨는데도...

 

현자

몸이 안 좋은 건 아닌가요? 테이블에 엎드려서 쓰러져 있었으니까요.

 

파우스트

.......

 

안색을 살피듯 묻자 파우스트는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파우스트

...무슨 일이 있었던 게 아니다. 그...

단순히, 잠이 든 것 뿐이다.

 

현자

네?

 

파우스트

한심한 얘기지만 책을 읽던 사이에 나도 모르게 잠들어버린 것 같다.

 

부끄러운 듯이 파우스트가 어깨를 으쓱인다. 그걸로 간신히 나는 안심했다.

 

현자

그랬었군요... 아무 일 없어서 다행이예요.

 

파우스트

놀래켜서 미안하다.

 

현자

신경쓰지 마세요. 분명 임무 때문에 지쳐서 그런 거예요.

 

파우스트

...그럴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긴장을 놓고 있었던 것 같아.

 

아무렇지도 않은 파우스트의 말에 나는 놀랐다.

마법관에서 살기 시작했던 당초, 그렇게나 쌀쌀맞던 그의 입에서 『긴장을 놓고 있었다』라는 말이 나온 것에.

조금씩 평온하게 지내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무심코 잠에 든 것도, 나쁜 일은 아니지 않을까.

 

파우스트

하지만 꿈이 새어나왔다는 건 문제로군. 결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건...

 

선반에 다가간 파우스트는 오래된 동물의 뿔 같은 것에 손을 올리고 작게 주문을 외웠다.

 

파우스트

...그랬던 거로군. 아무래도 결계에 사용하는 매개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

 

현자

엇... 그거 괜찮은 건가요.

 

파우스트

괜찮다면 괜찮지만... 괜찮지 않다고 하면 괜찮지 않다.

 

현자

어, 어느 쪽이예요?

 

파우스트

결계가 작동되지 않았다는 의미라면 괜찮아. 고치면 어떻게든 작동하니까.

하지만 길게 보면 그닥 좋진 않아. 어디까지나 응급처치니까.

가까운 시일 내에 동쪽 나라에 매개를 조달하러 가는 게 좋겠군.

 

현자

그렇군요. 파우스트에게 있어서 결계는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니...

 

그때, 노크 소리가 났다. 무심코 둘이서 문쪽을 본다.

 

파우스트

오늘은 손님이 많군.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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