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약속/동쪽 나라

[이벤트] 마법사의 약속 - 석양이 미소짓는 온실의 랩소디 2화 번역

마토♧ 2021. 12. 7. 13:17

석양이 미소짓는 온실의 랩소디~동쪽 나라&중앙 나라~

 

감정이 담긴 아서의 말을 히스클리프는 얌전하게 듣고 있었다.

 

시노

그 마법, 알려줘. 블랑쉐 성에 수호 마법을 걸고싶어.

 

히스클리프가 퍼뜩 고개를 든다. 곧바로 그도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히스클리프

저기, 저도 알려주셨으면 해요.

 

머뭇거리며 말한 주장이었지만 눈빛에 강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리케

두 사람은 블랑쉐 성을 지키고싶으신 거죠. 그렇다면 그랑벨 성과 똑같이 오즈가 수호 마법을 걸어드리면 좋지 않을까요?

 

히스클리프는 고개를 저었다.

 

히스클리프

그게 가장 안전할지도 모르지만 중앙의 마법사가 직접 블랑쉐와 연관되면 외교적인 문제를 야기할지도 몰라.

거기다 나한테 소중한 고향이니까... 나 자신이 그 마법을 배워서 스스로의 힘으로 지킬 수 있게 되고싶어.

 

현자

히스...

 

아서

그 마음은 잘 알아. 나도 소중한 장소를 지킬 수 있게 되고싶다고 항상 바라고 있으니까.

 

카인

입장이나 나라가 달라도 두 사람의 마음은 분명 똑같을거야.

 

아서

어떠신가요, 오즈 님. 히스클리프 일행에게도 수호 마법 훈련을 해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오즈

...파우스트가 승낙한다면.

 

마법사들이 일제히 파우스트를 본다. 반짝반짝 기대하는 눈동자가 그를 둘러쌌다.

 

아서・리케・카인

.......

 

시노・히스클리프

.......

 

파우스트

........

뭐 중앙의 마법사들의 수업에 지장이 가지 않는다면...

 

아서・시노・리케・카인

아싸!

 

히스클리프

선생님, 감사합니다.

 

어쩔 수 없이 승낙한 파우스트는 애매하게 끄덕이며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로

거절할 수 없지, 저건.

 

현자

아하하. 무심코 끄덕여지죠.

 

카인

그렇게 정해졌으면 계획을 세워야지. 언제로 할래?

그쪽의 일정을 알려줘.

 

리케

현자 님도 오시는거죠? 무척 기대돼요!

 

갑작스럽게 결정된 합동훈련에 학생들은 완전히 들떠 있었다. 문득 시노가 씨익 웃으며 입을 연다.

 

시노

있잖아. 이왕 할 거면 우리도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해보자고.

 

중앙의 마법사들

?

 

파우스트・히스클리프・네로

실전...?

 


 

며칠 후. 동쪽과 중앙의 마법사들은 합동훈련을 위해 히스클리프의 고향인 블랑쉐 성을 방문했다.

수호 마법을 배운 후 곧바로 성에 걸어버리자는 생각인 것 같았다.

 

현자

(확실히 가장 실전에 가깝네...)

 

시노

좋은 생각이지? 블랑쉐 성을 지키기 위한 수업이니까 말이야.

 

파우스트

합리적이긴 하지만...

 

네로

네 행동력에는 놀란다고.

 

카인

뭐, 괜찮지 않아? 우리도 그랑벨 성에서 훈련하고 있으니까.

 

오즈

나쁘지 않군. 실물을 앞에 두는 게 마법적인 감각을 익히기 쉬워지니.

 

리케

히스클리프의 가족분께서 흔쾌히 응해주셔서 다행이에요.

 

아서

맞아. 훈련의 허가뿐만 아니라 이렇게 옷까지 준비해주실 줄은...

멋진 부모님이시네.

 

히스클리프

거창해져버려서 죄송해요. 오늘 일을 얘기했더니 두 분 모두 기뻐하셔서...

 

같은 현자의 마법사들인 데다, '아들이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라며 히스클리프의 부모님은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성에 머무는 동안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모두에게 갈아입을 옷을 준비해줄 정도였다.

히스클리프는 민망한 듯했지만 우리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히스클리프

괜찮다면 수업 전에 블랑쉐 성을 안내해드려도 될까요?

다들 몇 번 방문하신 적이 있지만 수호 마법을 걸기 위해서라도 성 안을 자세히 봐두는 편이 좋을테니까요.

 

카인

오 좋네. 히스가 어떤 곳에서 자랐는지 다시 한 번 꼼꼼하게 봐두고 싶었거든.

 

시노

너희들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대단히 아름다운 블랑쉐 성을 도련님께서 직접 안내해주시는 거니까.

집중해서 감사히 보고 눈에 새겨두도록.

 


 

히스클리프와 시노에게 안내받아 우리들은 블랑쉐 성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아름다운 성과 우아한 별채, 훌륭하게 꾸며진 정원 풍경... 그러던 도중, 갑자기 리케가 발걸음을 멈췄다.

 

리케

저기, 저건 뭔가요?

 

안뜰 한쪽에 작은 건물이 보였다. 소박한 벽돌조로, 커다란 창문이 눈길을 끌었다.

아담하고 귀여운 인상이었다.

 

현자

저건...

 

카인

헛간 아니야?

 

히스클리프

아니야. 지금은 그렇게 돼버렸지만...

원래는 오랑제리야.

 

현자

오랑제리?

 

히스클리프

온실이에요. 옛날에 추위에 약한 식물을 키울 목적으로 세웠다고 들었어요.

 

파우스트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건가? 그렇게 오래되어 보이진 않는데.

 

히스클리프

실은 스승님이 출입하게 되고나서는 거의 그의 창고처럼 되어버려서...

 

네로

스승이라면 히스와 시노가 마법을 배웠다는 놈이구나. 분명 잭이라고 했던가.

 

히스클리프

응. 직접 가져온 짐을 둘 장소가 필요하다고 해서 스승님이 쓰게 되었어.

위험한 마도구도 있으니까 이 장소에는 누구도 들이지 말라고 자주 말하셨어.

그것 때문에 아직도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로 방치되어 있는 것 같아.

 

시노

저긴 히스 도련님이 좋아하는 장소였지.

스승이 독점하기 시작했을 때 한동안 풀죽어 있었잖아?

 

히스클리프

그렇지 않아.

 

시노가 놀리자 히스클리프는 곤란한듯이 웃었다.

 

시노

그래도 이제 그 놈은 없어. 이대로 놔둘 필요는 없단 말이지.

이번 기회에 안을 정리해두는 게 좋지 않나.

 

히스클리프

앗, 기다...!

 

오랑제리의 문에 손을 대려고 하는 시노를 히스클리프가 제지했다.

 

시노

히스?

 

히스클리프

...그게, 스승님이 어떤 무서운 마도구를 놔뒀는지 모르는데다 정리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잖아.

이 다음에 훈련도 있으니까 오늘은 그만두자.

 

카인

뭐어, 가까이 가지 말라고 경고까지 했을 정도니까.

 

네로

위험한 게 섞여있지 않다고 단정할 순 없기도 하고.

 

오즈

.......

 

오랑제리를 바라보고 오즈가 입을 연다.

 

오즈

어떤 기척이 있다. 하지만 대단한 건 아니다.

 

시노

그래?

 

파우스트

어쨌든 본래 목적은 그게 아니니까. 예비 조사를 마치고 어서 수업을 시작하도록 하지.